90억 투자…상장 후 주가 급락 변수

KB인베스트먼트가 몇 년 전 투자한 버넥트로 큰 투자 성과를 기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버넥트가 KB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를 유치한 후 비교적 짧은 시일 내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만큼 투자금 회수(엑시트)도 빠르게 가능하지만 상장 후 부진한 버넥트 주가는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인베스트먼트는 '케이비 지식재산 투자조합 2호'와 '케이비 디지털 이노베이션 벤처투자조합' 등으로 보유한 버넥트 지분 일부를 지난달 말 처분했다. 매각 단가는 평균 1만6200원으로 이번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금액은 56억9200만원 정도다.


KB인베스트먼트가 버넥트에 처음 투자한 시점은 2019년이다. 2016년 설립된 버넥트는 2019년 KDB산업은행을 비롯해 KB인베스트먼트, 우리벤처파트너스(당시 KTB네트워크), 마그나인베스트먼트 등에서 9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첫 외부 기관 투자유치부터 유수의 벤처캐피털에서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한 버넥트는 2021년에는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이때도 KTB네트워크, KDB산업은행, 스틱벤처스, 롯데벤처스 등과 함께 참여했다. 특히 버넥트 고객사이기도 한 한화가 당시 투자에서 전략적 투자자(SI)로 1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KB인베스트먼트의 경우 두 차례에 걸쳐 버넥트에 투자한 금액은 약 90억원 정도다.


광주과학기술원 정보통신공학 석박사를 수료한 하태진 대표가 2016년 설립한 버텍트는 산업 현장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확장현실(XR) 제공 기업이다. 한화를 비롯해 LS·현대중공업·SK 등의 그룹사와 계열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설립 5년 만에 400억원 정도의 자금을 확보한 버넥트는 올해 초부터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했다. 이를 위한 기술성평가를 신청한 결과 나이스평가정보, 한국기술신용평가에서 각각 A등급을 받았다. 이후 올해 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후 5월 승인 결과를 받았다. 상장 주관은 대신증권이 맡았다.


상장에 나선 버넥트는 시장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824.0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버넥트 공모가는 공모밴드(1만1500원~1만3600원)을 초과한 1만6000원으로 결정됐다. 2개 펀드로 13.1%(상장 전)의 지분율 보유하고 있어 재무적 투자자(FI)에서는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KB인베스트먼트의 엑시트에도 청신호가 켜지는 듯 보였다.


실제로 버넥트 상장 당일 KB인베스트먼트는 공모가 이상의 주가로 버넥트 지분을 처분할 수 있었다. 이에 투자 원금의 60% 이상인 57억원을 회수했다. 아직 상당한 지분이 남아있는 만큼 추가 수익이 가능하다.


문제는 버넥트 주가가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버넥트 주가는 상장 당일 2만원을 초과하기도 했지만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는 1만1700원 수준으로 장을 마감했다. 현 주가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K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지분 일부는 한 달 간의 보호예수가 설정돼 있다. 이달 26일부터는 전 물량이 자유롭게 거래 가능하다. 버넥트의 주가가 공모가를 회복할 경우 잔여 물량의 가치는 130억3700만원 정도다. 현 주가(4일 종가기준 1만1700원)을 기준으로 한 지분 가치는 95억3300만원 정도로 35억원 이상의 차익이 생긴다. 향후 한 달여간 버넥트 주가에 따라 KB인베스트먼트 엑시트 성과가 달리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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