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창업기업을 돕기 위한 ‘동남권 지역엔젤투자허브’가 지난달 31일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에 문을 열었다.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지역 창업기업을 돕기 위한 ‘동남권 지역엔젤투자허브’가 지난달 31일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에 문을 열었다.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경상남도가 지역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최대 1조원 규모 투자기금 및 펀드를 마련한다.

경상남도는 2일 창업 초기부터 상장(IPO) 단계까지 성장 단계별로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최대 1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내용 등을 담은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2027년까지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으로부터 6000억원, 민간자본 3000억원을 유치해 9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기존 투자기금 규모를 1000억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경상남도 관계자는 “경상남도에선 그동안 창업 초기와 도약 단계에서만 투자가 이뤄져 성장·성숙 단계에 도달한 기업이 수도권으로 나가는 일이 잇따랐다”며 “이번에 설정하는 펀드와 투자기금은 창업 생태계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는 초기 기업들에 총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상남도는 중소벤처기업부 핵심사업인 ‘초격차 스타트업 1000+’를 겨냥해 ‘경남형 초격차 스타트업 100+’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경남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인 우주항공, 원전, 조선, 방산, 바이오 분야 등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은 스타트업 100곳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경남 지역 스타트업이 대기업·중견기업과 협업하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스타트업에 우수 창업기획자를 연결해주는 ‘경남형 초격차 액셀러레이팅 사업’도 올해 한다. 내년에는 미래신기술 분야 공모전 등을 골자로 한 ‘G 스타트업 리그’를 열기로 했다. 이 같은 사업을 위해 5년간 총 17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경상남도는 그동안 출자로 조성한 펀드를 통해 꾸준히 지역 기업에 투자해왔다. 투자받은 기업이 규모를 키워 더 높은 몸값을 인정받아 외부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경남 진주에 본사를 둔 드림팜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기관투자가인 알파리스스타트스와 1억2000만달러(약 1500억원) 규모의 스마트팜 단지 구축 계약을 맺었다.

드림팜은 2012년 새싹삼을 중심으로 유통과 공급을 하는 농업회사법인으로 출범해 사세를 확장해왔다. 2019년 소형 스마트팜 ‘큐브’를 자체 개발했다. 이 회사는 2021년 경상남도 기업투자 펀드인 ‘경남 리버스이노베이션펀드’로부터 85억원을 투자받았다. 지난해엔 기업가치를 970억원으로 인정받고 155억원을 추가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드림팜은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재훈 경상남도 창업지원단장은 “창업기업이 성장하는 데는 투자 유치가 가장 중요하다”며 “앞으로 드림팜 같은 지역 창업기업이 성장해 세계 무대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