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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비즈] 로보어드바이저 유니콘을 기대하며

‘그 코인 얼마 올랐다’ ‘누가 주식으로 얼마를 벌었더라’. 점심시간 식당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대화다. 누구에게나 일확천금에 대한 기대는 직관적이고 달콤한 유혹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예금금리를 상회하는 수준의 수익률을 꾸준히 낼 수만 있어도 성공이라는 점 또한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당장 매력적이지도 않고, 누구에게나 골치 아픈 평생의 숙제 같은 고민이다.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투자방법이나 정답은 없다. 개인의 수입과 자산 규모, 투자 성향 등을 고려한 맞춤형 자산관리가 필요하다. 금융회사가 제공해주는 양질의 자산관리 서비스는 대부분 서민에게 그림의 떡이다. 따라서 자산관리 수단으로서 ‘로보어드바이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로봇(Robot)과 투자자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컴퓨터 알고리즘이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의 투자포트폴리오를 대신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프라이빗뱅커(PB)가 아닌 컴퓨터가 투자전략을 짜고 매매와 집행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저렴한 수수료로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하다.

로보어드바이저산업은 세계 각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출시한 미국의 베터먼트(Betterment)는 현재 가입자가 80만명, 운용자산이 약 46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PwC는 로보어드바이저시장 규모가 지난해 3270조원에서 2027년 7710조원으로 확대될 것이며, 이로 인해 인력 기반의 기존 자산관리기업의 16%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6년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운영방안’ 발표와 2018년 비대면 투자일임 허용으로 본격적인 로보어드바이저 시대가 열렸다.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로보어드바이저의 운용자산(AUM)은 1조9396억원으로, 집계를 시작한 2017년과 비교해 168배가량 커졌다. 2025년에는 약 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 보고서도 있다. 여기에 최근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규제 완화로 업계의 기대가 크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로보어드바이저의 상품수익률을 광고·판매에 활용될 수 있도록 허용함에 따라 자사가 가진 알고리즘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발표한 ‘서비스산업의 디지털화 전략’에 퇴직연금에 대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의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 추진이 포함돼 새로운 서비스 혁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현재 로보어드바이저는 테스트베드 심사 이후 비대면 일임계약 체결까지 길면 2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돼 시의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존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이력이 있는 회사에 대해서는 좀 더 완화된 규제와 간소화된 프로세스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추가 알고리즘에 대한 심사를 생략하고 공시 의무를 사후 공시 의무로 전환하는 것이다.

바야흐로 초개인화의 시대이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재창조해 소비하는 모디슈머 문화가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국민의 안정적 자산관리와 노후대비를 위한 개인 맞춤형 투자문화의 혁신을 이끌어가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핀테크 유니콘으로 성장해나가길 기대한다.

장성원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사무처장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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