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억 회사가 10년 만에 8000억으로…'성과급 대박' 또 터지나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몇 년 전 투자한 클로버추얼패션 구주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클로버추얼패션의 기업가차기 수십배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도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1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현재 다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보유하고 있는 클로버추얼패션 지분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계약에서 언급되는 클로버추얼패션 기업가치는 7000억~8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클로버추얼패션에 투자한 시기는 2014년으로 올라간다. 당시 클로버추얼패션은 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는데,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스톤브릿지벤처스가 각각 30억원, 15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투자했다.


2014년 클로버추얼패션이 발행한 RCPS의 전환가액은 11만1200원으로 결정됐다. 당시 클로버추얼패션의 총 발행 주식수와 RCPS 전환가액을 고려하면 투자 후 기업가치는 267억4100만원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2009년 설립된 클로버추얼패션은 3D 의상 시뮬레이션 알고리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등에 등장하는 인물이 착용하는 의상이 실제와 비슷하게 구현되도록 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에서 투자를 받을 당시 '겨울왕국'이 클로버추얼패션 기술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받았다.


클로버추얼패션은 이후 독일, 스페인, 미국, 중국, 프랑스 등 해외에 사무소 설립 하면서 세계 시장을 확장했다. 이에 실적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2018년 91억2000만원 수준이 매출액(영업수익)은 ▲2019년 145억5200만원 ▲2020년 104억6300만원 ▲2021년 173억2700만원 ▲2022년 311억1300만원으로 커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억7900만원 ▲62억6700만원 ▲5억7100만원 ▲34억원 ▲87억7500만원으로 흑자를 유지했다.


클로버추얼패션은 올해 2월 미국 게임개발업체 '에픽게임즈'와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상호 전략적 지분투자로 협력를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클로버추얼패션은 35만7300주의 자사주를 1890만9836달러(한화 약 240억원)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클로버추얼패션 주당 가격은 6만7400원 정도로 전체 지분 가치는 8200억원 내외라는 계산이 나온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지 10년만에 클로버추얼패션의 기업가치가 30배 정도 상승한 셈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클로버추얼패션 구주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펀드 만기에 따른 투자금 회수(엑시트)와 연결된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을 활용해 클로버추얼패션에 투자했다. 


해당 펀드는 2014년 2030억원 규모로 만들어졌다. 클로버추얼패션뿐만 아니라 두나무, 직방, 카카오게임즈 등이 주요 포트폴리오로 담겨있다. 투자 원금 대비 100배를 회수한 것으로 알려진 두나무 덕에 이미 펀드 약정총액 대비 405% 이상을 펀드 출자자(LP)에게 배분했다. 


클로버추얼패션으로 큰 수익 실현이 가능한 가운데 펀드 운용 인력으로 참여한 임직원도 추가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의 호실적 덕에 지난해 신기천 이승용 대표를 비롯해 황창석 사장, 맹두진 부사장, 김제욱 부사장 등이 받은 성과급의 총 규모만 381억8800만원 수준이다. 이중 김제욱 부사장은 278억8400만원의 성과급을 받으며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클로버추얼패션이 설립 후 외부 기관 투자를 받은 적이 많지 않은 만큼 구주 수요는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 클로버추얼패션은 2014년 이후 대규모 신주를 발행하지 않았다. 벤처캐피털 입장에서는 구주를 매입해 클로버추얼패션 주주명부에 오를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펀드 청산 시기에 따라 구주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업가치는 밝히기 어렵지만 초기 투자해 물량이 많은 만큼 순차적으로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