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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스토리] “美 부동산 자산, 미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투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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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7-31 18:00:38   폰트크기 변경      

이지웅 빌드블록 부대표 겸 한국법인 대표 인터뷰
미국 부동산 중개, 토지 개발, 임대차 관리 등 원스톱 서비스
자산운용 규모 3500억원...서비스 초기 대비 100배 성장
정보 비대칭성 해결...“제대로 된 서비스로 경쟁력 확보”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다우, S&P500 등 미국 주가지수에 대한 투자는 주식 투자임과 동시에 미국 성장성에 대한 배팅 성격이 강하다. 온갖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기업들은 성장할 것이고, 미국 시장은 안전하다는 믿음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이 주가지수와 같은 역할을 부동산이 하고 있다. 집값의 등락은 존재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우상향한다는 믿음이 한국인에겐 경험적으로 쌓여 있다.

빌드블록은 투자의 대상을 미국 부동산까지 확장시킨다. 주택 구매 및 판매를 도와주는 중개부터 토지개발, 인테리어, 임대차 관리까지 ‘미국 부동산의 모든 것’을 서비스한다. 언어의 장벽과 법적 절차, 부동산 거래 문화 등 한국과 다른 조건들을 원스톱으로 해결하며 최적의 대안을 컨설팅하고 있다.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이지웅 빌드블록 부대표 겸 한국법인 대표는 “한국과 미국 부동산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LA는 물론이고,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저지, 하와이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작년엔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하면서 한인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현지 고객도 미국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며 “과거엔 한인 교포 브로커가 미국 부동산 투자를 주선했지만, 정보 비대칭성과 횡령 등 신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빌드블록은 제대로 된 서비스를 경쟁력 있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업화된 서비스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단기적 매출보다 성공 사례 축적에 집중”

이지웅 빌드블록 부대표 겸 한국법인 대표./ 사진:빌드블록


빌드블록은 연세대 건축공학과 선후배 사이인 정지원 대표와 이지웅 부대표가 함께 창업한 회사다. 두 사람은 건설 현장 인부와 페인트칠, 철거 작업까지 직접 경험하면서 초기 서비스를 구상했다. 국내의 부동산‧건설 시장은 이미 포화됐다고 판단, 미국 부동산 관련 서비스에 주력했고 현재 정 대표가 미국 부동산 관련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 부대표는 한국 서비스를 총괄하며 한국법인 대표도 맡고 있다.

빌드블록의 현재 운용 자산은 약 3500억원에 달한다. 서비스를 시작한 2019년과 비교하면 100배나 성장한 수치다. 매출은 작년 기준 23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으로 이주하거나 주재원 발령, 자녀 유학 등으로 거주 부동산이 필요한 경우는 물론이고, 아파트 투자처럼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원하는 자산가도 빌드블록을 찾는다. 최근에는 미국 진출 기업의 사옥을 중개하거나 아파트 신축, 골프장 개발 등 대형 개발 프로젝트에서 참여하면서 사업을 확장 중이다. 

명확한 방향성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국내 금융기관의 러브콜도 많이 받고 있다. 2020년 퓨처플레이, 두나무앤파트너스, 신한캐피탈, 하나벤처스 등에서 시드 투자를 유치한 뒤 2021년엔 IBK, KB인베스트먼트, 한라 등에서 프리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전 세계적인 긴축으로 벤처캐피탈 업계의 자금줄이 마르던 작년 4분기에도 IS동서, 하나증권 등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성장성을 입증했다. 최근엔 KB금융그룹이 선정한 ‘2023 KB스타터스’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부대표는 “저렴하고, 빠른 서비스가 아니라 제대로 된 서비스를 경쟁력 있게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사업을 하고 있다. 금융사, CVC(기업형 벤처캐피탈)에서 투자받고, 업무 제휴를 맺으면서 고객 자금을 회사가 아닌 은행에서 관리하게 한 이유도 안전성과 투명성 때문이다”며 “은행처럼 안전하고, 투명하게 일하는 기업을 추구한다. 단기적인 매출이 아니라 (투자 성공) 사례를 축적하고,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고 설명했다.



◆ 美 부동산, 자산 포트폴리오의 마지막 조각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 빌드블록을 찾는 고객은 어떤 사람들일까. 이 부대표는 “대부분 자산가 고객층”이라고 밝혔다. 자산가들은 국내 부동산, 주식, 채권 등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자산 배분의 마지막 조각으로 미국 부동산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부대표는 “미국 부동산 투자는 국경을 넘어 실행되기 때문에, 적시성과 복잡성 등 반대급부가 큰 결정이다. 세금을 아끼거나 수익률 1~2%를 위해 접근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고객들은 미국 부동산 투자를 미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투자 개념으로 본다. 다른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뒤 금고에 가장 소중한 물건을 넣어두듯, 가장 안전한 곳에 자산을 보관하려는 수요가 반영돼 있다. 그동안 정보가 부족하고, 투자 기회가 적었지만 빌드블록이라는 채널을 통해 자산가 고객의 포트폴리오도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빌드블록 홈페이지에서는 지도 기반으로 미국 부동산 상품을 찾아 볼 수 있다./ 사진:빌드블록

빌드블록의 궁극적인 목표는 일반 투자자도 미국 부동산에 투자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미국 주식에 대한 개인 투자가 보편화됐듯이, 미국 부동산에 대한 진입장벽도 낮아질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이 부대표는 “미국 부동산이 한국보다는 투자적 성격이 낮은 것은 사실이나, 지역별로 차이가 크다. 뉴욕 맨해튼은 투자적 자본이 많지만, 덴버 같은 지역은 그렇지 않다. 덴버는 한국의 지방 도시 같은 느낌”이라며 “빌드블록을 찾는 고객들도 복합적인 니즈를 갖고 있고, 다양한 관점에서 미국 부동산을 바라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대학생도 애플과 테슬라에 투자할 수 있는 세상이 됐는데, 앞으로는 미국 부동산이 그렇게 될 순서”라며 “지금은 자산가 고객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투자 문턱을 낮출 수 있을 거다. 그 방식이 펀드나 리츠가 될 수도 있고, 블록체인 기반 STO가 될 수도 있다.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美 경제 시스템, 외국인 투자의 불확실성 통제”
외국인 투자 규정은 미국에 대한 투자 결정에 근간이 된다. 외국인 입장에서 타국에 투자했는데, 관련 규정이 수시로 바뀐다면 불확실성이 너무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은 경제 시스템을 통해 이 리스크를 가장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국가다.

이 부대표는 “건설사들이 동남아시아에 투자했다가 국가 시스템 부재로 손해를 본 경우가 많다”며 “미국이라는 나라는 경제 시스템을 통해 (불확실성을 통제하고) 외국인 투자에 관한 규정을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경제적 불확실성은 어떨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집값을 폭락했지만, 그 이후 빠르게 반등하면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LA에서 4인 가구가 거주할 주택은 20억원 이하 물건도 많다. 서울 강남과 강북의 집값이 다르듯 지역별로 편차가 있지만, 일반적인 주거 목적의 주택이라면 강남 집값 정도로 LA에 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

이 부대표는 “빌드블록 고객들은 자산가이고, 투자 경험도 많아서 대부분 본인 의견을 충분히 가진 상태에서 회사를 찾는다. 우리는 중립적인 포지션에서 상담에 들어간다”며 “최근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저희도 예의주시하고 있고, 충분히 가격이 하락했다고 판단될 때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무제표가 충분히 안정돼 있어 양적인 성장을 추구하기보다는 가장 명확하고, 정확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미국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이상을 보고 결정한다. 매매 이후 임대차 관리와 유지보수까지 생각하면 고객과 함께할 기간이 아주 길다. 단기적인 매출보다는 평생 갈 수 있는 신뢰를 쌓는 것이 우리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빌드블록은 최근 마스턴투자운용의 미국 현지법인 ‘마스턴아메리카’와 전략적 제휴(MOU)를 맺고 미국 내 대형 부지를 활용한 상업용 부동산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마스턴아메리카는 금융 조달, 네트워크 지원, 자산관리 업무를 맡고, 빌드블록은 부동산 건축, 인허가, 건설 등에 필요한 정보와 네크워크를 지원할 예정이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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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부
신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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