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다시 ESG에 지갑 여는 연기금

최근 ESG 관련 투자 방침 바꾸는 큰손들
국민연금, 건강한 지배구조 개선위 재시동
1년 새 책임투자 비중 3배가량 대폭 증가
공무원연금도 전체 국내주식에 ESG 고려
KIC는 정관에 책임투자 원칙 명시해 변경
  • 등록 2023-07-14 오전 3:15:23

    수정 2023-07-17 오전 8:21:16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한물간 트렌드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다른 이슈에 밀려 ESG 열풍이 식어가는 듯 보여도 결국 장기 수익이 중요한 큰손들은 투자할 때 ESG를 핵심 요소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거세게 불던 ESG 투자 열풍이 지난해부터 사그라진 분위기다. 전 세계적으로 ESG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지만, 실제로 당장 눈앞의 수익률 때문에 ESG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국내 큰손들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래도 불안정한 금융시장에서 ESG를 향한 애정이 잠시 식을 수는 있으나 기관투자가들이 장기 성과를 좇는 만큼 돌고 돌아 ESG 투자를 다시 강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진=게티이미지)
돌아온 ESG…연기금 투자 준비 ‘착착’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내부적인 ESG 투자기준을 마련하는 등 ESG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해 시장을 관망하며 비교적 잠잠한 행보를 보이던 큰손들이 책임투자 차원에서 ESG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국민연금은 올 하반기 기금운용본부 내 ‘건강한 지배구조 개선위원회’를 구성해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소유분산기업 등 국내 기업들의 바람직한 지배구조 정착을 위한 의결권 행사 기준 등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위원회로 10명 내외 민간 전문가로 구성될 예정이다. 오너 기업의 사익 추구 등 지배구조 이슈가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의 원인으로 지목되자 장기 수익률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주주활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책임투자를 고려하는 자산군 운용 규모는 총 384조1000억원으로 지난 2021년(130조2000억원)보다 3배가량 늘어났다. 국민연금이 지난해부터 국내외 주식과 채권 위탁 부문까지 모두 책임투자 요소를 고려하도록 하면서 자산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책임투자 범위를 확대해 ESG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은 분명하다.

공무원연금도 이달부터 ESG 투자대상을 국내주식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공무원연금이 직접 투자하는 주식에만 ESG를 적용하고 있었다면, 이제는 위탁 운용하는 주식까지도 ESG를 100% 적용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국내주식 투자를 위탁받는 모든 운용사는 ESG 이슈 등을 고려해 투자의사를 결정해야 한다. 공무원연금은 상장지수펀드(ETF)도 ESG 평가를 시행해 비재무적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KIC도 책임투자…장기 수익률 높인다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도 글로벌 자본시장 추세에 따라 ESG 투자 비중을 꾸준히 늘리며 다양한 투자 전략 개발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KIC는 지난 2018년 스튜어드십 원칙을 제정했고, 지난 5월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Meta)와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Alphabet) 등 주요 투자 기업에 의결권을 직접 행사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KIC는 올해 10개 이상의 기업을 시작으로 내년엔 50개사, 오는 2025년엔 150개사에 의결권을 행사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달엔 책임투자 역량을 강화하려는 방안 중 하나로 규정에 책임투자 원칙을 명시하기도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위탁자산의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위해 투자대상과 관련한 환경 및 사회적 영향, 지배구조 등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

현재 KIC는 투자 배제 대상 기업의 기준을 구체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관 변경은 선언적인 의미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지난 2018년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을 시작으로 대부분 기관투자가가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탈석탄을 선언했으나 출자사업 평가 항목에 ESG 요소를 고려하는 것을 제외하곤 눈에 띄는 행보를 찾을 수는 없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ESG가 단순히 선언적 의미에 불과할 뿐 해외처럼 중장기 투자 전략으로 삼기엔 아직 시스템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자산운용 규모가 큰 국내 연기금이 먼저 적극적으로 ESG 투자를 한다면, 중소형 기관투자가들도 잇따라 벤치마킹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ESG 투자가 아직은 수익이 많이 나지 않아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전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장기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배제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국민연금 등이 유의미한 ESG 투자를 시도하기 시작하면, 다른 기관투자가들도 이러한 움직임을 서서히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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