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 위치한 CDL의 지속가능센터.사진 제공=CDL
싱가포르에 위치한 CDL의 지속가능센터.사진 제공=CDL
국내 벤처캐피털(VC)이 가장 진출하고 싶은 해외 지역은 동남아시아로 나타났다.

5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VC들이 해외 진출 시 가장 눈여겨보는 국가는 동남아가 1위, 미국이 2위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열린 GVIS2023 행사에 참여한 VC 48개사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24개사가 응답에 참여했다. 중복 응답이 허용됐다.

동남아는 24개사 중 20개사(83%)의 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미국은 18표를 얻었다. 이후 중동(6표), 일본(6표), 유럽(6표) 순이었다. 전통적으로 해외 진출 시 최우선 고려 지역으로 꼽혔던 미국을 동남아가 제친 점이 눈길을 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투자자 규제 강화 등을 겪으며 싱가포르를 필두로 동남아가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중국은 미·중 갈등과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인해 한 표도 얻지 못했다.
"미국 아닌 이곳"…국내 VC가 가장 진출하고 싶은 나라는 [김종우의 VC 투자노트]
선호하는 출자자(LP) 지역 역시 미국(20표)과 동남아(17표)가 강세를 보였다. 중동(11표)과 일본(9표)도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최근 오일머니 국내 투자로 국내 GP들이 중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가 현 정권의 한일 관계 개선 의지와 일본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기조 덕분에 이들 지역이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VC들은 LP의 유형으로 정부(연기금, 공제회)와 패밀리오피스, 은행 순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LP의 경우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았다.

또 국내 VC들은 LP뿐만 아니라 해외 운용사(GP)도 만날 의향이 크다고 답했다. 향후 해외 GP와의 미팅 기회가 있다면 21곳(87.5%)이 참석하겠다고 응답했다. 협회 측은 "해외 톱 티어 VC의 투자 전략을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 회원사 포트폴리오의 해외 진출과 함께 해외 LP 네트워크를 쌓고 싶어 하는 수요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GVIS2023 행사에서 진행된 1대 1 미팅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만족(50%), 만족(45.8%)한다는 응답이 대부분으로 집계됐다. 조사에 참여한 한 VC는 "중소형 운용사들도 해외 진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이런 행사가 더 자주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