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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운용도 TDF 홀로서기...독자운용 시대 ‘활짝’


입력 2023.07.05 07:00 수정 2023.07.05 07:0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국내 설정액 10조 돌파...외국계와 협업서 자체개발 추세로

1위 미래에셋 성공사례...후발주자도 경험축적으로 자신감

ⓒ픽사베이 ⓒ픽사베이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자체 운용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이 본격화 됐다. 해외 운용사의 투자 자문을 받는 대신 자산배분 프로그램(글라이드패스)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사례가 늘면서 운용 전략이 차별화될 전망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상반기 중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캐피탈그룹과 ‘삼성한국형 TDF’의 해외위탁업무 계약을 해지했다. 자체 운용방식을 도입해 글라이드패스 조정 주기를 단축하는 등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TDF의 핵심인 글라이드패스는 투자자 연령대에 맞춰 주식과 채권 등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일종의 설계도면을 의미한다. TDF는 글라이드패스에 기반해 투자자 은퇴시기에 맞춰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 비중을 점차 확대해 가는 펀드다.


국내 운용사들은 TDF를 자체 운용과 위탁 운용, 두 가지 형태로 운영해왔다. 자체 운용은 운용사가 직접 글라이드패스를 설계해 적용하는 방식이고 위탁 운용은 미국 등 외국 운용사의 자문을 받거나 위탁하는 형태다.


자체 운용과 위탁 운용의 대표적인 차이는 수수료다. 자체 운용의 경우 위탁 운용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없애 수익률을 높일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 국내 TDF 시장 점유율 43%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TDF를 모두 독자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국내에 본격적으로 TDF가 알려지기 전인 지난 2011년 ‘라이프사이클펀드’라는 이름으로 TDF 상품을 선보였다. 이어 삼성운용이 지난 2016년 국내 최초 ‘TDF’ 이름을 내건 펀드를 출시하면서 연금 시장을 중심으로 TDF 성장이 본격화 됐다.


국내 TDF로 운용되는 연금 자산은 지난 2020년 말 약 5조원 수준에서 올해 1분기 기준 10조원을 돌파했다. 퇴직연금 실적배당상품 중 TDF가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넘어섰다.


특히 퇴직연금의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오는 12일부터 전격 시행되면서 TD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TDF가 디폴트옵션 내 격전지로 떠오른 만큼 퇴직연금 시장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도 전망된다.


앞서 미래에셋운용을 제외한 운용사들은 TDF 이력이 짧고 인력이 부족한 탓에 글로벌 운용사들과 협업해 펀드를 운용해왔다.


하지만 국내 운용사들이 노하우를 터득하기 시작하면서 자체적인 글라이드패스를 개발해 독자운용에 나서는 것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은 글로벌 운용사와 맺었던 자문계약을 종료한 뒤 독자노선으로 방향을 틀었고 메리츠자산운용은 처음부터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TDF를 시작했다. TDF 후발주자인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한자산운용, 대신자산운용 등도 자체 글라이드패스로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운용사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체적으로 TDF를 운용하고 있는 미래에셋운용이 업계 1위 자리를 지키면서 한국형 TDF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며 “후발 운용사들도 독자운용 노하우를 쌓으면서 자체 운용 등 차별적인 전략으로 재편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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