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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혹한기에 140억원 유치한 공부선배 비결은? [내일은 유니콘]

박수호 기자
입력 : 
2023-06-18 09:39:28
수정 : 
2023-06-18 10: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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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선배
(공부선배 제공)

벤처스타트업업계는 투자 혹한기에 시달리고 있다. 대형 벤처캐피털 회사도 투자를 망설이다 보니 스타트업 상당수는 자금난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통계도 이를 증명한다. 올해 5월 국내 스타트업 투자 유치 규모는 전년 대비 78% 감소한 약 2639억원에 그쳤을 정도다.

이런 와중에 10대 대상 교육 스타트업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최근 140억원 투자를 유치해 눈길을 끈다. 참여기관으로는 한국투자증권, 현대투자파트너스, 수인베스트먼트, 우리은행, 우리금융캐피탈, 넥스트지인베스트먼트, 신한캐피탈, 하나은행 총 8개다.

화제의 스타트업은 공부선배. 중고생에게 동네 학원을 맞춤형으로 추천해주는 앱이다. 10대들 사이에서는 축구선수 손흥민을 모델로 쓴 덕분에 인지도가 꽤 높다. 통상 앱 회원의 학원 등록 기준으로 매출을 잡는데 누적 신규 학생 수만 220만명, 파트너 학원은 전국 1만2000개에 달한다. 보다 자세한 사업 모델 얘기는 이용운 대표에게 들어봤다.

공부선배2
이용운 대표. (공부선배 제공)

Q. 공부선배, 어떤 회사인가.

A. 학생에게는 맞춤형 학원을 선택하게 해주고 학원에는 학원생을 유치해주는 학원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플랫폼이다.

홍보, 광고, 입소문 등에 의존하던 학원에 체계화되고 효과적인 마케팅 방식을 제공하려 했다.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다양한 학원을 비교해 적절한 학원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 나아가 학생이 현재 성적, 성향 등 학습 데이터를 입력하면 보다 더 최적화된 학원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창업 계기는 이렇다.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3가지를 이용한 사업을 준비 중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참여하는 시장임에도 혁신 속도가 느린 학원 시장이 눈에 들어왔다. 오프라인 학원들이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것이 원인이었다. 산재한 문제를 발견한 뒤 공부선배 서비스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지인 중 마케팅쪽으로 뛰어난 친구와 공동 창업을 하게 됐다.

Q. 왜 이름이 공부선배인가.

A. 공부선배의 공부는 한자어인데, 이 단어가 중국에서는 ‘쿵푸’로 발음된다. 중국에서 ‘쿵푸’는 무술이나 기술을 연마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한 분야의 장인에게 쿵푸라고 한다. 공부선배는 사용자들이 쿵푸(장인)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뜻을 담은 이름이다. 미래에는 공부선배의 범위를 학원·교육 뿐 아니라, 더 넓은 분야로 확장해 모든 분야의 쿵푸(장인)들에게도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Q. 코로나 시기라 사업이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 어떻게 흑자전환에 성공했는지.

A. 공부선배에 들어온 학원들은 각각 모바일 단독 광고와 상담 등록 서비스를 무료로 매달 받게 된다. 이어 학생들이 공부선배를 통해서 학원을 등록할 때 신규 첫 달 수강료를 공부선배에 결제하면 그 첫 달 수강료가 100% 공부선배의 수익이다.

이어 흑자전환 비결은 온라인 플랫폼의 특성을 살린 빠른 사업 범위 확장이다. 공부선배 초기에는 서울 경기권 위주로 서비스를 운영했고 2021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6대 광역시 지역으로 넓혀갔다. 지방으로 확장하기 전부터 해당 지역 학생 데이터를 모으는 마케팅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지방 학원들이 공부선배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흑자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었다.

Q. 왜 많은 10대들이 공부선배를 이용할까.

A. 모든 플랫폼이 그렇겠지만, 사용자 수가 플랫폼의 서비스 질과 직결된다. 현재 공부선배에는 누적 신규 학생은 220만명이다. 파트너 학원 1만개 이상이 입점해 있다. 풍부한 데이터 수집, 학원협회와의 긴밀한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다는 뜻이다. 이 밖에 지역별 파트너학원 관리 프로세스 정립, 상담사 기반의 학원 연결 노하우 등을 제공한다. 최근 코로나로 대면 상담이 어려웠을 때, 학원 시장에서도 O2O가 급성장을 이뤄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가 없어지더라도 학원의 중소형화나 학생들에게 최적화된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점에 기반해 O2O가 학원 시장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본다.

공부선배 이용자 수
(공부선배 제공)

Q. 10대 빅데이터를 아주 많이 갖고 있는 듯한데 이들이 졸업하면 데이터들의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A. 공부선배의 범위가 학원 특히 수능을 목적으로 하는 학원이라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공부선배는 플랫폼의 범위를 학원에 국한하는 것이 아닌, 더 넓은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현재 고객들도 결국 성인이 될 것이다. 졸업자에게 맞는 학원(운전면허·영어·컴퓨터 등)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학원 몰아주기’도 출시 준비 중이다.

Q. 모델이 손흥민 선수다. 스타트업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A. 개인적으로 플랫폼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도라고 생각한다. 플랫폼을 통해 학원를 찾는 사용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남녀노소 누구나 알고 누구나 좋아하는 손흥민 선수로 모델을 선택하게 됐다.

Q. 이번 투자 유치 금액으로 어떤 전략을 펼칠 것인가.

A. 기본적으로 파트너 학원 영입과 브랜드 이미지 확보를 위한 마케팅 그리고 강사 헤드헌팅, 학원 메타버스(원격수업관리) 솔루션 개발과 운영 등 신사업 론칭에 힘을 쏟아부을 것이다. 또 만약 상장하게 된다면, 2025년 하반기가 목표다.

Q. 어떤 회사로 기억되고 싶나.

A. 공부선배의 롤 모델은 카카오, 쿠팡과 같은 대형 플랫폼이다. 단순히 규모만이 아니라 시장에서 새로운 판도를 만들었다는 것이 공부선배가 지향하는 방향과 닮았다.

학원과 학부모, 학생 사이에 존재하는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고, 사교육비 절감 등이 공부선배가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다. 또한 영세 학원들에 평등한 홍보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원 시장 내의 독과점 구도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내일은 유니콘] 매경이코노미는 유니콘 기업에 도달할 만한 될성부른 스타트업을 찾아 리더십, 케이스 스터디 등 다채로운 시각으로 정말 유니콘이 될 만한지 집중 파헤쳐보는 콘텐츠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광고, 협찬과 관계없이 기자가 직접 발굴하고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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