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CJ, 코파펀드 청산 속도…1세대 유일 성공 사례 '눈길' 제마뎁 지분 CJ대한통운에 넘겨, 셀렉타는 글로벌 기업 대상 매각 협상
김예린 기자공개 2023-06-15 07:56:11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4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가 CJ그룹과 함께 운용해온 코퍼레이트파트너십펀드(이하 코파펀드) 청산 작업에 착수했다. 펀드 만기가 도래한다는 점에서 포트폴리오 정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은 CJ제마뎁을 CJ대한통운에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CJ그룹과 결성한 코파펀드 '스틱씨제이글로벌투자파트너쉽사모투자전문회사'의 존속기한이 내년 1월 2일까지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제마뎁은 스틱과 CJ대한통운이 2017년 투자한 베트남 물류업체다. 당시 CJ대한통운은 베트남 1위 종합물류업체 제마뎁의 100% 물류부문 자회사(GLH)와 해운부문 자회사(GSH) 지분 각 50.9%를 약 1000억원에 인수했다. 스틱은 코파펀드를 활용해 인수금 중 30%가량에 해당하는 270억원을 책임졌다. 연내 코파펀드가 보유한 제마뎁 지분 전량을 CJ대한통운에 넘길 예정이다.
코파펀드의 또 다른 포트폴리오인 브라질 소재 식품업체 세멘테스 셀렉타(이하 CJ셀렉타)도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글로벌 유력 원매자와 협상 중으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협상을 진행 중으로 전해진다. 연내 매각 작업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스틱은 2014년 1월 국민연금으로부터 5000억원을 출자 받아 CJ그룹과 코파펀드를 결성했다. 코파펀드는 연기금이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했으며 대형 기관투자자와 기업이 1대 1로 자금을 매칭해 투자가 이뤄진다. CJ 및 국민연금 GP를 맡은 스틱은 해당 펀드로 CJ로킨, CJ셀렉타, CJ제마뎁를 포트폴리오로 담았다.
우선 2015년 CJ대한통운이 중국 냉장·냉동 물류사 CJ로킨(전 룽칭물류)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펀드 자금 1430억원을 투입했다. 2017년 CJ제일제당이 셀렉타 지분 90%를 확보할 때도 1500억원을 사용했다. 이후 2017년 제마뎁을 끝으로 소진율 약 64%를 기록하며 투자를 마무리했다.
CJ로킨은 코파펀드의 첫 엑시트 사례라는 점에서 유의미한 실적으로 꼽힌다. 스틱과 CJ그룹은 2021년 지분 73.1%를 전량 중국계 사모펀드 파운틴베스트파트너스에 매각함으로써 원금 대비 60% 수준의 차익을 거둬들였다.
국민연금은 앞서 GS그룹, KT&G, 풀무원, LS그룹 등과 수천억원 규모로 코파펀드를 조성했으나 투자 기한 동안 단 한 건도 투자를 집행하지 못한 채 조기 청산한 경우가 많았다. 투자처를 물색해야 하는 대상이 운용사가 아닌 기업에 달려있어 기업 재량에 따른 편차가 컸고 기업들의 해외 투자 행보도 소극적이었던 탓이다.
반면 스틱은 코파펀드 운용사 중 가장 높은 소진율을 보인 데다 엑시트 성과도 쌓으며 시장에서 영향력을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전략적투자자(SI)와의 협업 노하우도 확보했다. 올해 KB국민은행의 부코핀은행 유상증자 딜에 참여하는 등 SI 상대 딜소싱 역량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이번 CJ셀렉타, CJ제마뎁 매각으로 '1세대 코파펀드' 가운데 유일한 성공 사례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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