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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최근 나란히 '뮤직카우'와 '비욘드뮤직'에 각각 큰 돈을 투자를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뮤직카우와 비욘드뮤직은 음원 지적재산권(IP)을 가지고 사업을 하는 회사들인데요. PEF 운용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건 대체투자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는 음원 IP입니다.

먼저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23일 뮤직카우에 600억원 규모의 시리즈D 라운드 추가 투자를 진행했는데요. 앞서 지난해에도 뮤직카우에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D 라운드 투자를 한 바 있습니다. 또 같은해 ‘뮤직카우에셋(저작권 매입법인)’에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단행했고요.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는 지난달 31일 비욘드뮤직에 20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라운드 추가 투자를 진행했고, 앞서 2021년에는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한 바 있고요. 2022년엔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통해 1000억원을 대출받아 또 비욘드뮤직에 투자했습니다. 

PEF 운용사들의 연이은 투자는 피투자사들에 대한 경영 참여 확대로 이어졌는데요. 뮤직카우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뮤직카우의 지분율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곳은 스틱뮤즈 유한회사(스틱인베스트먼트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로 지분율은 15.14%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향후에도 추가 투자를 통해 뮤직카우에 대한 경영권 확보를 해 나갈 예정입니다. 

비욘드뮤직은 얼마 전 지배회사인 투자목적회사 비욘드뮤직컴퍼니와 흡수합병을 완료했는데요. 소멸회사인 비욘드뮤직컴퍼니가 갖고 있던 비욘드뮤직에 대한 주식이 모두 존속회사인 비욘드뮤직으로 승계됐습니다. 비욘드뮤직컴퍼니의 최대 주주는 이관훈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 대표가 이끄는 블라썸홀딩스 유한회사였습니다.

 

(사진=비욘드뮤직)
(사진=비욘드뮤직)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의 목적은 기업의 지분을 대규모로 취득해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해 기업의 가치를 크게 높여 큰 수익을 내는 겁니다. 해당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텐데요.

일단 뮤직카우와 비욘드뮤직은 음원 IP를 활용해 사업을 하는 곳입니다. 저작권법에 따르면 이들 회사가 일부 또는 전부를 매입할 수 있는 음원 IP로는 저작재산권(작곡가·작가·편곡자 등이 가지는 권리)과 저작인접권(가수·프로듀서 등이 가지는 권리)이 있습니다. 매입한 음원 IP에서는 저작권료가 발생할 거고요. IP를 가지고 있는 쪽에선 이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요.

다만 두 회사의 사업 모델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뮤직카우에서는 일반인들도 음원 IP에 투자해 지분을 얻고 저작권료 수익을 내고, 또 저작권 거래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요. 비욘드뮤직은 회사가 확보한 음원 IP로부터 돈을 벌면서, 해당 음원 IP의 가치를 높여 추가 수익도 창출하고 있습니다.

 

(사진=뮤직카우)
(사진=뮤직카우)

 

기본적으로 두 회사 모두 양질의 음원 IP를 매입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여기에 많은 돈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투자 받은 돈 또한 음원 IP 확보에 쓸 예정인데요. 현재 양사는 각각 2만여곡의 음원 IP를 확보하고 있다고 합니다.

음원 IP를 활용한 사업은 어떤 성장 가능성이 있는 걸까요. 대체투자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인데요. 음원 IP가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고, 불황에도 타격을 받지 않는 안전한 대체투자자산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영화, 광고, 콘서트, 노래연습장, 유튜브, TV, 라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음원이 활용될 때마다 저작권료가 발생하는데요. 매체가 많아지고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하는 등의 관련 산업 환경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비욘드뮤직은 여기에 더해 음원 IP의 가치를 높여 추가 수익을 창출한다고 했는데요. 비욘드뮤직 측은 “매입 후 밸류업 전략으로 리메이크, SNS 활용, 특정 시즌과 이슈에 기반한 재조명, 적극적 외부 파트너십 등을 통해 음원 IP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매입한 음원 IP들이 여기저기서 많이 노출될 수 있게 하는 거죠. 이를 위해 종합 콘텐츠·마케팅 기업인 ‘바이포엠(BY4M)’과 음원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여러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바이포엠은 지난해 비욘드뮤직 투자사인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뿐 아니라 뮤직카우 투자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55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받기도 했습니다. 바이포엠은 음원 매니지먼트업을 하는 쪽에 가까워 비욘드뮤직과 협업을 더 활발히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미 해외에선 음원 IP가 대체투자자산으로 주목받아왔는데요. 미국의 ‘프라이머리 웨이브(Primary Wave)’가 대표적입니다. 2006년 설립돼 시장 내 현금 창출력이 검증된 음원 IP를 매입해 해당 IP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회사입니다. 2016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 Rock)’이 3억달러(현 기준 4000억원)를 투자한 바 있습니다.

영국에선 ‘힙노시스 송스 펀드(Hipgnosis Songs Fund)’가 2018년 런던 증권 거래소에 상장한 사례가 있습니다. 역시 음원 IP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증권 시장에 상장한 첫 음악 저작권 펀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분간은 뮤직카우나 비욘드뮤직도 양질의 음원 IP 확보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입니다. 음원 IP는 공급은 유한하지만, 한 곡에서 1000곡·10000곡 이상의 가치를 뽑아낼 수 있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음원 IP 선점이 중요합니다. 

뮤직카우 관계자는 “투자금 대부분을 현재 유망 IP 매입에 쓰고 있다”면서 “특히 대중들이 소유함으로써 꾸준하게 수익을 창출하기 좋은 것들을 위주로 확보해, 지금처럼 옥션 형태의 플랫폼을 운영할 것이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욘드뮤직 관계자는 “1990년 이전부터 2010년대까지 한 시대를 풍미한 유명한 음원 IP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데이터 기반으로 음원 IP 가치 평가와 매입 프로세스를 만들었다”면서 “비즈니스 모델의 근간이 되는 음원 IP의 확보가 중요한 만큼 투자금 대부분을 활용해 대규모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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