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억에 보유 지분 전량 매도 계획…"MOIC 약 2배, IRR 13% 예상"

국내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IMM인베스트먼트(이하 IMM인베스트)가 펀드를 통해 보유 중인 가구 전문기업 오하임아엔티를 매각하기로 했다. 경영권 지분 전량을 나형균 대한전선 전 대표 측에 넘길 계획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하임아이엔티 최대주주인 '2015 IMM 디자인 벤처펀드'는 보유지분 전량(33.65%)을 인수할 배타적 우선협상자로 나 전 대표를 선정했다. 지분 전량 매각가는 약 240억원이며, 주당단가는 3350원이다.


오하임아이엔티 주식매매 본 계약(SPA)은 내달 체결될 예정이다. 나 전 대표는 법인 또는 조합을 설립해 오하임아이엔티 최대주주 지위를 이전할 계획이다.


나 전 대표가 오하임아이엔티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데에는 IMM인베스트 관계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와의 인연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IMM PE는 지난 2015년 대한전선 경영권을 인수했고, 같은 해 11월 나 전 대표가 대한전선 수석부사장으로 선임됐다. 이어 2019년 나 부사장은 대한전선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IMM PE는 지난 2021년 호반산업에 대한전선을 매각했지만, 나 전 대표는 대한전선에 남아 대표이사 역할을 수행하다 최근 임기 만료에 따라 퇴임했다. 나 전 대표는 IMM PE의 대한전선 인수후통합(PMI) 과정과 매각 후 안정적 경영권 이양 등 거래 전반에 걸쳐 중추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IMM인베스트는 지난 2015년 프로젝트 펀드 2015 IMM 디자인펀드와 블라인드펀드 '2014 성장사다리-IMM 벤처펀드', '2014 IMM ICT 벤처펀드' 등 세 개 펀드를 활용해 오하임아이엔티 투자를 진행했다. IMM인베스트 산하 펀드와 잡지회사 디자인하우스가 각각 오하임아이엔티 지분을 각각 30%씩 취득하며 공동경영체계를 구축했다. 2015 IMM 디자인펀드 총괄은 윤원기 상무가 맡았다.


투자 초기 2015 IMM 디자인펀드 운용 전략은 디자인하우스를 중심으로 전개됐다. 오하임아이엔티 투자에 즈음해 IMM 산하 펀드들은 디자인하우스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이렇게 유입된 자금은 오하임아이엔티 지분 매입에 상당 부분 재투자 됐다. 2015 IMM 디자인펀드와 디자인하우스는 같은 방식으로 온라인가구업체 모빌리엔 지분도 취득했고, 이듬해 이 회사는 오하임아이엔티에 흡수합병됐다. 디자인하우스와 IMM인베스트가 힘을 모아 오하임아이엔티를 육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7년, 2015 IMM 디자인펀드는 디자인하우스가 보유하던 오하임아이엔티 구주를 사들이면서 단독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이는 디자인하우스가 IMM인베스트 산하 펀드들이 보유하던 디자인하우스 우선주를 상환하면서 양사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희석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0년 오하임아이엠티는 12월 삼성머스트3호기업인수목적과 합병하며 코스닥 시장에 우회상장했다. 의무보호예수기간이 지나자 '2014 성장사다리-IMM 벤처펀드', '2014 IMM ICT 벤처펀드'는 오하임아이엔티 지분 약 5.5%를 장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41억원을 회수했다. 펀드 만기가 다가오자 청산을 위해 지분을 털어낸 것이다.


IMM인베스트가 최초 투자를 집행했던 지난 2015년 오하임아이엔티 매출은 약 59억원 정도였지만, 지난해 매출은 324억원으로 5.5배 가량 증가했다. 가파른 매출 증가세와는 달리 수익성 개선 측면에선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오하임아이엔티 영업이익은 15억9000만원으로 2015년 영업이익 15억6000만원과 거의 동일하다.


오하임아이엔티가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가구회사 실적은 부동산 경기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띤다. 가구 교체 수요가 이사시기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오하임아이엔티 영업이익은 지난 2020년과 2021년 4000억원 안팎까지 상승했지만, 지난해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50% 이상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래 2015 IMM 디자인 벤처펀드의 만기는 지난해 말까지였다. IMM인베스트는 출자자(LP)를 교체해 오하임아이엔티 투자를 이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건설경기 침체라는 비우호적 요소가 제거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회수 적기를 모색하려던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IMM인베스트는 신규 펀드에 참여할 LP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고, 오하임아이엔티 매각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건설 경기가 단기간 내에 회복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IMM인베스트 관계자는 "오하임아이엔티 매각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투자금액 대비 회수금액(MOIC) 배수는 약 2배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수익률(IRR)은 약 13%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