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루미네센스 벤처스’에 자금 투입, 국내외서 행정 처리 지원도
김동관 한화 부회장 주도한 대우조선 인수 과정에도 한화임팩트 참여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한화그룹 경영승계의 일익으로 꼽히는 한화임팩트가 미국에서 바이오 벤처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는 동시에 국내 진출도 지원하고 있다. 지원 대상 기업이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활동할 수 있도록 자금과 함께 행정 관련 처리까지 돕는 모습이다.

한화임팩트(옛 한화종합화학)는 사업형 지주회사로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다. 2020년까지만 해도 사업·투자부문 모두 화학 분야에 집중돼 있었지만, 2021년부터 수소 관련 기업이나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바이오 기업 등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투자 부문은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주도하고 있으며, 향후 미국 ‘바이오루미네센스 벤처스(Bioluminescence Ventures)’에 자금을 투입한다. 이 곳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바이오 관련 벤처 기업이다. 현재 추가 투자 유치를 진행 중으로 환자별 맞춤 치료 제공과 환부를 정확하게 찾아 집중 치료가 가능하도록 하는 의학 플랫폼 기술 개발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루미네센스에는 진준영 전 한화임팩트 상무가 합류해 관련 사업을 이끌고 있다. 진 전 상무는 한화임팩트에서 바이오 관련 투자 사업을 이끌던 인물이다. 한화에서 바이오루미네센스로 지난해 9월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임팩트는 “회사 차원에서 바이오 분야에 대한 다양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바이오루미네센스도 그 중의 하나로 투자 협의가 진행 중이며, 직접적 투자는 아직”이라고 밝혔다.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올해 1월 5일 바이오루네센스의 상표를 출원한 기록. /자료=USPTO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올해 1월 5일 바이오루미네센스의 상표를 출원한 기록. / 자료=USPTO

한화임팩트파트너스는 투자와 함께 바이오루미네센스 벤처스의 행정 업무도 지원 중이다. 올해초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기업명 등의 상표 등록 과정을 한화 측에서 주도했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활동이 가능하도록 지난달 한국 특허청에 상표를 출원하기도 했다.

한화임팩트 투자부문은 그동안 해외 벤처·스타트업에 자금을 투입하곤 했다. 유전병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인 미국 바이오 스타트업 ‘테세라 테라퓨틱스’와 글로벌 백신 기업 모더나가 육성 중인 벤처 기업 ‘셀라리티’ 등에 투자를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내 경제계에서도 한화임팩트파트너스의 사명을 쉽게 볼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한화 편입 과정에 4000억원을 출자하기도 하는 등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투자 사업에 나선 것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바이오루미네센스의 국내 활동도 지원하는 것이다.

한화임팩트의 투자 범위가 넓어지는 것은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3세들의 그룹내 영역이 커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화임팩트는 김동관 부회장이 사실상 최대주주나 마찬가지인 기업이다.

임팩트의 최대주주는 한화에너지(52.7%)인데,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부회장이 50%,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각각 25%씩 지분을 보유 중이다. 즉, 한화임팩트는 한화 3세의 영향력이 온전히 전해지는 사업형 지주회사인 셈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화임팩트가 국내외에서 얻은 투자 수익은 향후 김동관 부회장 등이 받을 지분의 상속 및 증여세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세금 규모가 천문학적인 만큼 선제적으로 자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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