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창립 이후 최초로 투자 기업에 의결권을 직접 행사했다.

1일 KIC는 지난달 24일(현지 시각) 미국 생명과학 기업 써모피셔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을 시작으로, 주요 투자 기업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KIC는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TotalEnergies)와 스위스 광물 기업 글렌코어(Glencore), 지난 31일에는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Meta)와 글로벌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Exxon Mobil) 주주총회에서 표결에도 참여했다.

KIC는 오는 2일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Alphabet) 주주총회에 직접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KIC는 장기투자 기관으로서 주주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해 투자 기업의 가치를 제고하는 등 책임투자 원칙을 강화해나간다.

ESG 개선에 중점을 두는 주주 제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등 국내외 주요 기관 투자자들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협력에도 힘을 보탠다는 방침이다.

진승호 KIC 사장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는 국부펀드의 중대한 투자활동 중 하나"라면서 "의결권 직접 행사를 통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촉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성공적인 ESG 투자를 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사장은 "국내 기관 투자자들도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활발한 주주 활동을 통해 책임투자를 강화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KIC는 지난 2018년 수탁자 책임에 대한 원칙(스튜어드십 원칙)을 제정했다. 이듬해에는 주주 권리 전문기관을 통해 직접 운용하는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주주권을 행사했다.

올해부터는 주요 투자 기업에 대해 KIC 내부 인력이 직접 의안을 분석해 의결권을 행사한다. 지난 2021년 책임투자 전담 부서로 만든 '책임투자팀'에서 진행한다.

KIC는 주주권 행사 대상 기업을 ▲보유 규모(포트폴리오 내 비중 및 지분율)가 크거나 ▲ESG 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높은 기업 위주로 선정한다.

올해는 기업 10곳 이상에 의결권을 행사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50개 사, 2025년에는 150개 사로 확대한다.

KIC는 중장기적으로는 공개 주주 서한, 주요 이슈에 대한 경영진 미팅 등 보다 활발하고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국부펀드 리서치 기관인 Global Sovereign Wealth Fund의 작년 GSR(Governance, Sustainability, Resilience) 평가에 따르면, KIC의 책임투자 역량은 100개 국부펀드 중 10위에 올랐다.

한국투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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