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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지분 한투증권에 넘기고 1.3조 남아
현재는 고유자산으로 운용 중
금산분리 원칙에 일반회사 아닌 금융사 인수 나설 가능성
[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 대금으로 '돈방석'에 앉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와 같은 투자회사로 탈바꿈할지 주목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밸류운용은 지난해 12월 26일 보유하고 있던 카카오뱅크 지분 23.18%(1억1048만4081주) 전량을 한국투자증권에 넘기고 2조9108억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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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금융위윈회는 지난해 12월 한국투자증권의 카카오뱅크 주식에 대한 초과보유 승인 안건을 의결했고 한국투자증권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지분을 되사온 것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설립 당시 컨소시엄에 참여해 지분 58%를 확보했다. 하지만 금융지주회사법은 금융지주사가 금융사의 지분을 50% 이상 보유해 자회사로 편입하거나 5% 이내로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에 최대주주를 내주기 위해 지분 정리가 필요했다.
한국투자증권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어 법령상 지분 양도가 어려워 보이자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차선책으로 2017년 한국투자밸류운용에 카카오뱅크 지분 29%를 넘겼던 것이다. 이후 유상증자 등으로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한국투자밸류운용의 카카오뱅크 지분율은 각각 4%-1주, 23.18%로 내려왔다.
인터넷전문은행법은 최근 5년간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금융관련법령 위반으로 인한 벌금형이 있으면 대주주를 제한하고 있다. 벌금형을 받은지 5년이 지나면서 한국투자증권이 한국투자밸류운용의 지분을 사들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에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투자금융지주 카카오뱅크 지분 4%도 인수해 지분율은 27.18%-1주에 이르게 됐다. 최대주주 카카오(27.18%)에 비해 1주만 모자란다.
한국투자밸류운용은 한국투자증권의 100% 자회사로 작년 한국투자증권에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 대금 등 배당금 1조6650억원을 넘겼다. 그럼에도 1조3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버크셔해서웨이와 같은 투자회사가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버크셔해서웨이는 '투자의 귀재' 버핏이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지주회사다. 원래는 섬유업체였지만, 1967년 버핏이 인수한 후 보험업에 진출한다. 보험료를 투자해 연평균 2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리면서 회사의 성장은 물론 버핏을 세계 최고의 부자로 만들었다.
버크셔해서웨이 주식(클래스 B)의 25일(현지시간) 종가는 319.02달러(약 42만3180원)으로 시가총액은 4134억 달러(약 548조3751억원)에 달한다. 클래스 A 주가는 48만4000달러(약 6억4227만원)로 시총은 2836억 달러(약 376조4132억원)이다. 또 버크셔해서웨이의 보유주식 가치는 3월 말 현재 3250억 달러(약 431조2750억원)에 이른다.
코스피 시총 100위인 롯데지주와 150위인 오뚜기의 이날 종가 기준 시총이 각각 3조4억원, 1조803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조3000억원의 투자금이면 웬만한 상장사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만,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애플, 코카콜라, 크래프트 하인즈 등 다양한 업종에 투자하는 버크셔해서웨이와는 달리 한국투자밸류운용의 투자 가능 회사는 금융사로 제한된다. 국내서는 금융사가 비금융회사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15%이상 보유할 수 없다.
또한 과거 한국투자증권이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전에 나섰던 전력 있는 만큼 다른 증권사 인수에 도전할지도 주목된다.
올 1분기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7조6100억원이다. 자기자본 8조원이 넘으면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 또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자기자본의 100%), 발행어음(200%) 등 증권사는 자기자본이 무조건 큰 것이 유리하다.
한국투자밸류운용의 보유 자금이 다른 증권사 등 금융사 인수 자금으로도 쓰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우리금융지주도 증권사 인수를 노리는 등 매물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김남진 한국투자밸류운용 상무는 1조3000억원 자금에 대해 "현재는 머니마켓펀드(MMF), 채권이나 펀드 투자 등 고유자금으로 운용되고 있다"며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사 이외에는 투자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사 인수 등은 지주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그룹 차원에서 여유자금 사용처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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