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넉넉해진 유동성…그런데 M&A 실링은 낮아졌다?

PEF 운용사들 ''올해는 반등'' 채비
대형 M&A에 펀딩 시장도 긍정적
대형 SI와 금융권 잇따른 홍역에
''시장 완전 반등 어렵다'' 전망도
"PEF 운용사 하드캐리 주목해야"
  • 등록 2023-05-16 오전 5:49:35

    수정 2023-05-16 오전 5:49:35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시장 흐름이 나쁘지 않다’

최근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말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엄혹했던 지난해를 지나 연초부터 굵직한 M&A(인수·합병)가 터져 나오면서 분위기가 반등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근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이 자금 유치 규모를 키울 것이라는 관측도 긍정론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M&A 시장 분위기는 생각보다 뜨겁게 흐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본격적으로 M&A 레이스에 동참할 대기업계열 전략적투자자(SI)들의 부재 가능성과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은 금융권 사정 때문이다. 이들 시장 참여자들의 이탈 가능성이 커지면서 PEF 운용사들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PEF ‘올해는 반등’…대형 펀드 조성 속도

올해 자본 시장 분위기는 지난해와 비교해 몰라보게 달라졌다. 연초부터 오스템임플란트(048260), 메디트, 에스엠(041510) 등 조 단위 M&A가 잇따라 성사되면서 불씨를 제대로 지폈다. 펀딩 시장 분위기도 긍정적으로 흐르고 있다. 사실상의 국내 펀딩 ‘메인 이벤트’로 불리는 국민연금만 지난해와는 다른 분위기가 엿보인다. 지난해 5000억원을 PEF 위탁사 운용에 내놨던 국민연금은 올해는 3000억원이나 올려 잡은 8000억원을 출자했다.

큰 형님 격인 국민연금이 ‘분위기 조성’에 나서면서 여타 연기금과 공제회 출자 규모도 지난해보다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올해는 PEF 운용사들이 조 단위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한파를 넘어 올해는 유동성이 넉넉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PEF 운용사들이 도약 채비에 분주하지만, 자본시장의 또 다른 축인 대기업 계열 SI들이나 금융권 사정은 또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국내 내로라하는 SI들은 인수합병보다는 업황 회복 내지는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올 1분기 예기치 못한 실적을 받아든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과거 수조원대 M&A를 체결하면서 시장 큰 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반도체 업황 회복 전까지 사실상 ‘혹한기 경영’에 돌입했다.

같은 기간 사세 확장을 위한 M&A 대신 국내외 인프라 투자에 자금을 붓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반도체 클러스터 설립에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일본 요코하마에 첨단 반도체 디바이스 시제품 라인 설립 검토 등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005380)도 인도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인프라 투자에 수조원 자금 지출을 예고한 상황이다. 국내외 안팎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반도체법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신경써야 한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대기업·금융권 몸 사리기…PEF 하드캐리 주목

대형 M&A 거래에 인수금융을 대거나 PEF 운용사에 자금을 집행해주던 금융권도 사정이 녹록지 않다. 연초부터 불거진 뱅크런과 은행 파산 여파에다 최근에는 CFD(차액결제거래) 계좌에 대해 금융당국이 전수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은행과 증권사 모두 현재 진행 중인 이슈가 진정되어야만 자금 운용이 원활해질 수 있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는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대형 인수금융을 대거나 신진 운용사 투자처가 괜찮다는 이유로 투자를 집행하면 오히려 오해를 살 수도 있다”며 “현재 상황을 관망하는 것으로 일단 상반기 분위기가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성이 나아졌음에도 M&A 시장 실링이 낮아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모두가 달려드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시장 열기가 퍼지는 데 현재는 PEF 운용사들 운신의 폭만 넓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PEF 운용사들의 하드캐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한다. 자칫 유동성이 개선된 상황을 잘 활용하지 못하면 또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섹터별로 SI들의 행보가 여전한데다 해외 PEF 운용사들이 적극적인 움직임 등을 이유로 시장 분위기가 활발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시중 은행과 증권사 인수금융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결국 투자처 자체가 얼마나 매력적인가에 따라서 자금들도 따라 움직일 것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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