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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입성 부럽지만, 주가는 비실"…우회상장 눈 돌리는 VC

LB인베‧스톤브릿지‧컴퍼니케이 등 내림세
시장 침체 속 투자기업 영향 예측 어려워
공모가 우려에 스펙 통한 증시 상장 추진

서울 여의도 KRX한국거래소 홍보관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증시에 입성한 벤처캐피탈(VC) 대부분이 1년 전과 비교해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VC 시장은 업황에 따라 부침이 심하고, 투자한 스타트업 성과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투자시장 침체로 투자 기업들의 몸값 또한 떨어지면서 VC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 VC 주가, 작년比 약 40% ↓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월29일 증시에 입성한 LB인베스트먼트 주가는 상장 다음날 장중 한때 1만400원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5660원으로 고점 대비 45.6% 주저 앉았다. 2000억원을 넘겼던 시가총액 또한 상장 후 약 1달만에 약 700억원 증발했다.

스톤브릿지벤처스 또한 이날 453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1년 전과 비교해 38% 떨어진 상황이다. 중견급 VC인 아주IB투자의 주가도 1년 새 3750원에서 2200원으로 41.3% 내려 앉았다. 벤처투자 시장 침체에 더해 투자한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가 떨어지면서 주가가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벤처투자와 우리벤처파트너스는 각자 미래에셋, 우리금융이라는 모회사 프리미엄의 긍정적 영향이 기대됐지만 주가 하락을 방어하긴 어려웠다. 이날 미래에셋벤처투자 주가는 5100원으로 마감하며 1년 전보다 39% 줄었다. 같은 기간 우리벤처파트너스 주가는 4090원에서 2600원으로 36% 급감했다.
 
VC업계 관계자는 “VC기업의 주가는 통상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예측이나 추정이 쉽지 않아 시장에서 디스카운트를 많이 받고 있다”면서 “특히 VC가 투자한 기업들에 영향을 많이 받아, 실적이 좋더라도 지나치게 시가총액이 낮은 VC도 있고 반대인 경우도 더러는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소속부서도 바뀌어

최근 일부 상장 VC는 코스닥 소속부서가 벤처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변동됐다. SBI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SV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가 그 대상이다. 주가 하락과 동시에 소속부서 변동은 추후 주가 움직임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SBI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39%, 38% 떨어졌다. 특히 SBI인베스트먼트는 투자 기업인 야놀자의 나스닥 상장 소식에 따라 주가가 출렁였다. 이밖에 코스닥 중견기업부로 소속부가 변경된 SV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의 주가도 34%, 26% 하락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시가총액 또는 매출액 등 재무요건을 충족하거나 벤처·이노비즈 인증 여부 등을 심사해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 ▲중견기업부로 지정한다.

벤처기업부 선정 기준은 당기순익과 매출액 증가 등 실적을 평가해 까다롭다. 이와 비교해 중견기업부에는 우량기업부·벤처기업부에 해당하지 않은 기업을 선정해 단순하다. 이에 투자자들은 벤처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의 소속부 변경은 사실상 강등된 것으로 보는 시선이 짙다. 이는 추후 해당 VC 주가에도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회상장’으로 증시입성 노려

기존에 상장된 VC의 주가 부진은 뒤이어 상장을 추진 중인 VC들에겐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이 때문에 최근 안정적으로 증시에 입성하려는 VC들이 선택하는 방식이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이다. 우회상장은 공모가 등에 변수가 많은 직상장에 비해 안정적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HB인베스트먼트와 캡스톤파트너스는 스팩을 이용한 상장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H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0월 NH스팩23호와 합병 계약을 체결했고, 연내 상장이 예상된다. 캡스톤파트너스는 최근 코스닥 상장법인 NH스팩25호와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캡스톤파트너스 역시 연내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IPO 시장이 약세인 상황에선 VC에겐 스팩 합병이 최선의 선택지로 꼽힌다. 공모자금이 스팩 순자산으로 고정돼 있는 점은 아쉽지만,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도 직접 상장보단 심사 기간이 짧고 심사 기준도 덜 까다롭다는 게 장점이다. 

VC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시장 침체기에서 서서히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후 투자를 위해선 자금마련이 필수인 만큼, 일부 VC들이 자금조달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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