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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벤처업계는 여전히 한파속

강경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08 18:35

수정 2023.05.08 18:35

[테헤란로] 벤처업계는 여전히 한파속
"모태펀드 출자액을 늘려달라고 건의했지만, 이번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정부가 발표한 '벤처·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대체로 반길 만한 내용을 담았지만 모태펀드 증액이 빠진 점은 못내 아쉽다"며 이같이 밝혔다.

요즘 벤처업계 분위기는 한마디로 '춘래불사춘'(봄이 왔지만 봄을 느끼지 못함)이다. 완연한 봄이지만, 벤처기업가들 입장에선 여전히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인 듯하다.

이러한 분위기는 수치상으로도 나타난다. 지난해 벤처투자는 전년보다 12% 줄어든 6조7640억원이었다.
벤처투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증가세를 보였다. 심지어 '코로나 팬데믹'이 불어닥친 2020년에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10년 만에 역성장하며 반전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올해 들어 더욱 심화한다. 올해 1·4분기 벤처투자는 전년동기보다 60%나 줄어든 8815억원에 머물렀다. 벤처펀드 결성 역시 5696억원으로 무려 79% 감소했다. 연간으로 벤처생태계가 3∼4년 전 수준으로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벤처기업 긴급지원에 나선 점은 환영할 만하다. 정부는 벤처기업에 총 10조5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초기성장단계 기업에 융자 1조2000억원과 펀드 2000억원, 연구개발(R&D) 4조7000억원 등 총 6조1000억원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에 벤처기업협회는 이번 정책이 힘든 시기를 보내는 벤처기업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벤처업계는 여전히 벤처투자가 위축한 시기에 즉각적인 위기돌파 시그널을 줄 수 있는 모태펀드 증액 내용이 빠진 점을 아쉬워한다. 실제로 올해 모태펀드 예산은 3135억원으로 전년보다 40%나 줄었다.
1조700억원에 달했던 2년 전과 비교하면 70% 감소한 수치다.

정부는 추경을 통해서라도 모태펀드 증액에 나설 필요가 있다.
아울러 민간 벤처 모펀드를 통해 투자할 경우 세액공제를 현행 최대 8%에서 15% 이상으로 늘리는 등 벤처생태계 회복을 위한 추가적인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중기벤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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