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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PEF, 컨설팅에 투자까지 '공동 경영'…기업 실적 성장세 견인

[자본시장 새 엔진 PEF]

<하> 기업 핵심 파트너로 부상

글랜우드PE, CJ올리브영 베팅

영업익 2배 증가 등 성장 일궈

맥쿼리PE는 LG CNS와 맞손

IMM, 한샘 인수에 롯데 영입

자금력 앞세워 M&A도 주도





2019년 CJ(001040)그룹은 경영권 지분을 재편하면서 알짜 계열사의 성장을 도모할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섰다. 이재현 CJ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당시 CJ제일제당 부장의 경영권을 강화하면서 신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는 것이 목표였다. CJ의 의중을 간파하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곳은 국내 중견 사모펀드(PEF) 운영사인 글랜우드PE.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분할된 CJ올리브영에 글랜우드PE는 4141억 원을 투입해 CJ올리브영 오너가의 구주 16%, 신주 약 8%를 인수했다.

CJ올리브영은 이때 마련한 투자금 약 1300억 원을 활용해 글랜우드PE와 온라인 사업 확대에 나서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매출 1조 8738억 원, 영업이익 1002억 원이던 CJ올리브영의 실적은 지난해 매출 2조 7809억 원, 영업이익 2714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글랜우드PE가 온라인 관련 기업에 투자한 경험이 많아 컨설팅 능력이 뛰어났다”면서 “CJ가 옴니채널 전략을 앞세워 올리브영을 부동의 업계 1위로 키우는 데 글랜우드PE의 기여도 적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최근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대기업이 사모펀드를 재무·투자의 파트너로 삼아 공동 경영을 벌이는 사례가 급속히 늘고 있다. 대규모 자금뿐 아니라 경영 능력을 앞세운 사모펀드들이 기업 경영진의 전략 수립 과정에서 훌륭한 ‘페이스메이커(Pace maker·속도를 조율하는 보조자)’ 역할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LG(003550)도 2019년 LG CNS의 지분 35%를 사모펀드에 매각해 지배구조와 실적 개선을 동시에 달성했다. 당시 LG CNS는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올라 있었다. 지배주주 분산을 위해 LG는 CNS의 지분을 맥쿼리PE에 1조 원가량에 팔며 두둑한 현금을 확보했다. 양측은 LG CNS의 스마트시티와 스마트 물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아우른 디지털전환(DX) 사업에 공을 들여 2021년 매출 4조 원 시대를 연 데 이어 지난해는 매출이 5조 원에 육박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도 2021년 윤활기유 자회사인 옛 SK(034730)루브리컨츠(SK엔무브) 지분 매각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 자금을 마련했다. IMM PE 산하의 IMM 크레딧솔루션이 SK엔무브 지분 40%를 1조 1000억 원에 인수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온의 배터리 공장 투자금을 확보했고 IMM은 1년 만에 배당으로 1765억 원을 회수해 대기업과 사모펀드가 윈윈 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SK엔무브는 지난해 매출이 6조 2413억 원으로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조 712억 원을 기록해 IMM 입장에서는 또 한 번 잭팟을 기대하게 됐다.



SK는 최근 SK온과 SK에코플랜트의 자본금 확대에 사모펀드의 돈줄을 활용하는 등 이전부터 PEF와 활발하게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SK하이닉스(000660)가 2019년 사모펀드인 알케미스트캐피탈과 함께 투자한 후 지난해 경영권을 인수한 키파운드리 역시 IB 업계는 PEF의 대표적 ‘페이스메이커 딜’로 꼽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자본력을 활용해 기업은 재무 리스크를 완화하면서 사업이 안정화되면 경영권을 사들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짚었다.

자본시장의 성장으로 자금력이 강해진 사모펀드의 영향력이 커지자 운용사가 M&A의 전면에 나서고 기업은 뒤에서 지원군 역할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우리금융지주(316140)와 컨소시엄을 이뤄 롯데카드 지분 80%를 인수했는데 이 중 25%는 우리은행이 자금을 보탰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은 향후 롯데카드 매각 시 경영권을 인수할 유력 후보로 항상 거론된다.

IMM PE가 2021년 7월 한샘 창업자인 조창걸 회장 등의 지분 27.7%를 사들일 때도 롯데쇼핑(023530)이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했는데 이 자리를 놓고 롯데와 LX·현대백화점이 열띤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IMM PE 입장에서는 향후 한샘을 매각할 가장 유력한 파트너로 롯데를 상정하고 투자자로 끌어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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