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캠핑용품계 에르메스'라더니…가뭄에도 투자받는 헬리녹스

초경량 캠핑용 의자로 '입소문'
루브르·BTS·포르쉐 등과 '콜라보'
국내 주요 PE·VC 앞다퉈 투자 나서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근우 기자] 아웃도어 용품 업체 헬리녹스가 국내 주요 PE(프라이빗에쿼티)·VC(벤처캐피탈)로부터 또 한 차례의 투자를 이끌어 내며 주목받고 있다.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이 위축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헬리녹스는 조만간 세 곳의 하우스로부터 총 12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할 것으로 기대된다.

‘캠핑족’ 사이에서는 이미 ‘명품’, ‘럭셔리’ 브랜드로 꼽히는 이곳은 경쟁사 대비 10분의 1 무게의 초경량 캠핑 의자를 만들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인기상품은 현재도 모두 품절이다. 리셀플랫폼에서 헬리녹스의 상품은 최대 4~5배 수준의 웃돈을 얹어 거래되기도 한다.

헬리녹스 초경량 캠핑 의자 '체어원'[사진 헬리녹스 홈페이지]

동아알루미늄 사업부로 시작해 루브르·BTS와 ‘콜라보’

헬리녹스는 전 세계 텐트폴 소재 시장 점유율 90%의 1위 업체인 동아알루미늄(DAC)의 사업부로 시작해 2013년부터 독립 법인으로 분사했다. 라영환 헬리녹스 대표는 라제건 동아알루미늄 대표의 아들로, 아버지의 회사로부터 세계 최고의 텐트폴을 공급받아 텐트·의자·테이블 등의 캠핑용품을 만들고 있다.

첫 히트 상품은 초경량 캠핑 의자 ‘체어원’이었다. 850g 수준의 무게로 145kg의 하중을 버티는 이 접이식 의자의 등장에 시장은 폭발했다. 이 제품 하나로 출시 첫해 미국에서 8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품절된 200만원 상당의 텐트 ‘노나돔 4.0 블랙’[사진 헬리녹스 홈페이지]

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한 캠핑 열풍은 헬리녹스에 날개를 달아줬다. 마니아층 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캠핑을 즐기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개당 가격이 200만원 수준인 9각 텐트 ‘노나돔 4.0 블랙’은 판매 물량이 50개에 불과했지만 구매 신청 소비자가 1만명을 넘어서자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구매자를 ‘추첨’하는 일도 벌어졌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러브콜까지 이어지면서 제품의 품질 못지 않게 디자인도 젊은층에 맞춰 진화했다. 나이키, 슈프림, 포르쉐, 네이버후드, 칼하트, 10꼬르소꼬모, 메종 키츠네, 루이비통, BTS(방탄소년단) 등과의 ‘콜라보’ 제품을 출시하며 아웃도어 브랜드로서 보유할 수 있는 고객층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지난 2019년에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을 상징하는 유리 피라미드 설립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야외 영화 상영 행사에 헬리녹스가 1000개의 캠핑 의자를 배치하기도 했다. 헬리녹스는 행사에 사용된 제품을 소장하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제품 전량을 국내로 수거해 세척과 재정비 후 특별 케이스까지 제작해 해당 제품의 ‘한정판매’를 국내외로 진행했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을 상징하는 유리 피라미드 설립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야외 영화 상영 행사에 헬리녹스가 1000개의 캠핑 의자를 배치하기도 했다. [사진 헬리녹스 홈페이지]

국내 주요 PE·VC로부터 투자 유치…‘가파른 성장세’

헬리녹스는 최근 아주IB투자, 스틱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PE본부 등 국내 주요 PE·VC로부터 조만간 1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미 앞서 투자한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의 지분과 라 대표의 지분에 더해 신주 등을 인수할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21년 400억원 가량을 투자한 IMM인베스트먼트는 계속 주주로 남을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국내 ‘큰 손’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위탁받아 ‘조(兆)’ 단위 자금을 굴리는 국내 정상급 하우스로 알려져 있다.

2021년 헬리녹스의 실적은 매출액 539억원, 영업이익 8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31%, 22% 증가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지난해 실적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을 것으로 예측된다.

향후 헬리녹스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보인다. 먼저 한남동에 한 곳 밖에 없었던 오프라인 매장이 이달 초 부산에 새롭게 오픈했다. 고객들은 이곳에서 각종 캠핑용품 등을 체험해보고 구매까지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외주공장의 증설까지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져 기존에 부족했던 공급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헬리녹스에 대해 “럭셔리 중심의 캠핑용품 시장이 고성장하고 있고, 브랜드 역시 시장 내에서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헬리녹스의 제품은 다른 장비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싼데도 성장세가 여전하다”며 “게다가 수출하는 나라가 미국, 일본, 중국 등 대부분이 선진국으로 이들 나라에서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1117회 로또 1등 '3, 4, 9, 30, 33, 36'…보너스 번호 '7'

2고속도로 달리는 택시 기사 뺨 ‘찰싹’…카이스트 교수 기소

3올림픽 본선 실패 황선홍 “모든 책임은 제게…시스템은 바꿔야”

41억짜리 日도요타 6대와 포착된 김정은…“대북제재 농락”

5‘마동석표 액션’ 또 터졌다…‘범죄도시4’ 200만 돌파

6“직원 절반 연봉 5억 넘어”…‘꿈의 직장’ 이곳은

7뉴진스 '버블검' 조회수 폭발...하이브 '반등' 초읽기?

8'요리왕' 이원일 셰프, '캠핑 요리의 왕' 가린다

9걸그룹 출신 日비례의원, 당선 93분만에 사퇴, 이유는

실시간 뉴스

11117회 로또 1등 '3, 4, 9, 30, 33, 36'…보너스 번호 '7'

2고속도로 달리는 택시 기사 뺨 ‘찰싹’…카이스트 교수 기소

3올림픽 본선 실패 황선홍 “모든 책임은 제게…시스템은 바꿔야”

41억짜리 日도요타 6대와 포착된 김정은…“대북제재 농락”

5‘마동석표 액션’ 또 터졌다…‘범죄도시4’ 200만 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