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24일 10:10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에어퍼스트 홈페이지
사진=에어퍼스트 홈페이지
산업용 가스기업 에어퍼스트의 소수 지분 인수전이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브룩필드자산운용 등 4~6곳으로 추려졌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퍼스트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매각 주관사인 BoA메릴린치와 크레디트스위스(CS)는 회사 지분 30% 매각을 위한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KKR, 브룩필드, 블랙록 등 4~6곳을 선정해 통보했다. 앞서 지난 16일 진행한 예비입찰엔 이들을 포함한 10여곳이 참여했다. MBK파트너스, 스톤피크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인수전은 인프라 투자를 주력으로 하는 하는 운용사간 대결로 좁혀졌다. KKR 인프라팀과 브룩필드는 지난해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가 매각한 1조원 규모 산업설비 거래에서도 맞붙었다. 당시 KKR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가 자금 조달 과정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브룩필드가 최종 인수자가 됐다. 블랙록도 2차전지 배터리 업체 SK온이 추진 중인 투자유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

예비 투자후보군은 에어퍼스트 기업가치를 3조원대 중후반 수준을 써낸 것으로 파악된다. IMM PE가 희망하는 기업가치 4조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앞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몸값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30%의 지분가치는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유력 인수후보자들이 완주할지가 관건이다. 일부 투자자 후보군은 30% 이상 지분을 매각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IMM PE가 난색을 표할 경우 향후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에어퍼스트는 IMM PE가 2019년 인수한 산업용 가스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3, 4호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1조3000억원을 들여 지분 100%를 확보했다. 주요 공급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다. 실적은 크게 늘었다. IMM PE가 2019년 인수할 당시 1797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4606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44억원에서 699억원까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평택에 반도체 4공장(P4)을 건립 중이며, 앞으로 5,6공장(P5, P6)도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에어퍼스트는 지난해 평택 3공장(P3) 가스 공급 물량의 절반을 수주한 바 있어 나머지 신규 공장에 대해서도 추가 공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IMM PE가 ‘알짜 매물’인 에어퍼스트의 소수 지분 매각에 나선 건 올해 2조6000억원 규모의신규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IMM PE는 지난해 4호 펀드의 최대 투자 건인 한샘과 3호 펀드의 에이블씨엔씨 건으로 펀드레이징 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한샘은 인수한 지 1년 만에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에이블씨엔씨는 기한이익상실(EOD)가 발생해 해당 펀드에 투자한 기관투자가(LP)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에어퍼스트 지분을 성공적으로 매각해 LP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게 IMM PE의 전략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