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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글로벌 투자'에 거는 기대 [thebell desk]

이효범 기자공개 2023-03-23 08:29:32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에서 운용자산(AUM) 2조원 안팎으로 덩치를 키운 벤처캐피탈(VC)이라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추가적으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대형 VC라면 해외에서 길을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만난 벤처캐피탈리스트는 해외 시장을 유독 강조했다. 그는 업계에서 수십년간 잔뼈가 굵은 배테랑이다. 최근 위축된 국내 시장 상황도 고려한 발언이다. 국내 VC들의 AUM은 지난 2년 사이에 큰 폭으로 늘어났다. 2022년말 기준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AUM 1조원 이상의 VC는 11곳이다. 2020년말 6곳과 비교하면 5곳이나 늘었다. 같은 기간 AUM 1조5000억원 이상 VC는 1곳에서 3곳으로 증가했다.

매년 연간 신규투자금액 대비 해외투자 비중을 살펴보면 2020년 32%, 2021년 29%, 2022년 22%로 현격하게 줄었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불어난 시중 유동성이 국내에 집중적으로 투입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해외투자가 위축됐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이같은 기류가 올해를 기점으로 바뀔 조짐이다.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어 하늘길이 열리자 대형 VC들은 해외에서 유망한 스타트업을 찾아 나섰다. 대표적으로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올해 가장 주력해야 할 분야 중 하나로 해외 투자를 꼽고 있다. KB인베스트먼트도 해외 영토 확장을 위해 동남아에 이어 미국 진출을 타진하는 중이다.

AUM 1조원 안팎의 VC들까지 적극적으로 해외 공략에 나설 조짐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해외 딜 소싱에 적극 나서는 한편 미국, 싱가포르, 동남아 등에 해외지사 설립도 고려하고 있다. 이미 2007년 중국 상하이에 사무소를 열고 현지에서 입지를 구축했다. SV인베스트먼트도 중국, 미국 뿐만 아니라 올해는 동남아 지역에서도 투자 활동을 좀 더 활발하게 펼칠 예정이다. 이 외에 아주IB투자, DSC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도 적극성을 띄고 있다.

업계에서는 투자 뿐만 아니라 대형 VC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유한책임출자자(LP)를 모집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현지에 지사를 설립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현지 VC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법인으로 전환해 자금모집까지 가능토록 하려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벤처캐피탈협회도 국내 VC와 글로벌 LP의 네트워크 확대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동안 VC는 정책자금을 유치해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 지원에 주력해왔다. 모태펀드 예산이 업계의 명운을 좌우하는 구조라는 얘기다. 그래서일까. 해외에서 활로를 찾는 VC의 행보는 유독 이목을 끈다. 신시장을 개척해 자생력을 갖추려는 의지도 담겨 있다. 당장 모태펀드의 영향력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국내 VC의 해외 투자와 LP 유치 노력이 성장을 고민하는 VC업계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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