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20일 18:58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1세대 K뷰티‘ 에이블씨엔씨 인수전, 아시아 기업간 대결
1세대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미샤’ 운영사인 에이블씨엔씨 인수전이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기업간 대결로 치러진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날 보유 지분 59.2%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실시했다. 입찰에는 국내 화장품 기업을 포함해 중국, 일본, 동남아 국가의 유통, 바이오 관련 기업 4~5곳이 참여했다. LVMH는 참여하지 않았다.

지분 매각가는 1500억원 안팎 수준으로 거론된다. 지분 100% 기준 이날 종가는 2073억원이었다.

아시아 지역 기업들이 인수전에 참여한 건 에이블씨엔씨가 확보하고 있는 K-뷰티 화장품으로서 상당한 인지도와 경쟁력을 토대로 현지에서 화장품 사업에 새롭게 진출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2000년 국내에서 사업을 론칭한 에이블씨엔씨는 전세계 46개 국가에 진출해 3만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 미샤를 비롯해 초공진, 어퓨, 스틸라, 셀라피, 라포티셀 등 기초와 색조, 한방, 더마 분야를 아우르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아시아 지역 내에선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 등을 고려해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을 내세워 상당한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미샤의 대표 제품 'M매직쿠션'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티몰 등에서 가장 인기있는 한국 화장품 ‘쿠션 팩트’ 부문 TOP5에 등극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이 인수전을 끝까지 완주할지는 두고봐야할 부분이다.

IMM PE의 에이블씨엔씨 매각은 인수한 지 6년 만이다. IMM PE는 2017년 초 두 차례에 걸쳐 총 약 4000억원을 들여 에이블씨엔씨 지분 59.2%를 확보했다. 인수 이후 오프라인 로드숍 브랜드들의 인기가 점차 식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18년 중국의 사드 보복,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등 외부 악재가 연달아 터지며 실적이 계속 악화됐다. 2016년 4346억원이었던 매출은 2021년 2629억원까지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4억원에서 2021년엔 영업적자 224억원을 기록했다. IMM PE가 인수 당시 금융권으로부터 빌린 약 1200억원의 인수금융 만기 연장에 실패해 기한이익상실(EOD) 사태가 발생하면서 매각에 나서게 됐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