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경색 속 높은 투자비율 눈길…중·소형 운용사 대거 도전장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의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이하 농식품펀드)가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출자사업에서 다수의 조합이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벤처 펀드 출자자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농식품펀드의 높은 출자비율이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농식품펀드는 최근 2023년 정기 출자사업 공고 제안서 접수를 완료했다. 출자사업 결과 총 24개 조합(공동운용, Co-GP 포함)이 도전장을 내며 평균 경쟁률 약 3대 1을 기록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은 이번 출자사업을 농식품계정과 수산계정으로 구분해 진행했다. 농식품계정은 구체적으로 ▲세컨더리 ▲수출 ▲농식품벤처 ▲마이크로 ▲영파머스 ▲그린바이오 ▲스마트농업 ▲푸드테크 등으로 나눴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분야는 마이크로다. 1개 조합을 선정할 예정인 해당 분야에서 ▲웰투시벤처투자 ▲어니스트벤처스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제이씨에이치인베스트먼트 등이 제안서를 냈다. 이 분야는 52억원 규모의 농식품펀드 자금을 바탕으로 65억원 이상의 자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영파머스 분야를 비롯해 그린바이오, 스마트농업의 경우 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린바이오 분야와 스마트농업의 경우 120억원 자금을 바탕으로 20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조성해야 한다. 영파머스 분야의 최소 자펀드 결성 규모는 150억원으로 농식품펀드의 최대 출자비율은 90%로 가장 높다.


세컨더리 분야와 푸드테크 분야의 경우 경쟁률은 2대 1이다. 세컨더리 분야에는 에임인베스트먼트-하랑기술투자, 이크럭스벤처파트너스-넥스트지인베스트먼트가 푸드데크 분야에는 마그나인베스트먼트와 하이투자파트너스가 경쟁하게 됐다.


수산계정 역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1개 조합을 선정할 예정인 스마트양식산업혁신 분야에 엔브이씨(NVC)파트너스-경남벤처투자를 비롯해 ▲가이아벤처파트너스 ▲린벤처스가 제안서를 접수했다.


이번 출자사업에서는 모든 분야가 1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게 됐다. 과거 제안서 미달이 난 경우도 있던 것 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농식품펀드의 경우 출자 목적이 뚜렷하다 보니 수익을 내기 어렵고 투자처를 찾기 까다롭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자금 경색 속 출자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농식품펀드가 높은 출자비율을 제시했고 추가 관리보수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내건 점이 흥행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번 출자사업에서 농식품펀드의 출자비율은 최소 60%에서 90%다. 조합 운용 연차별로 목표 비율 이상의 투자를 실행한 경우 추가 관리보수를 받을 수 있는 조건도 추가했다. 출자비율이 높다보니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중소형 벤처캐피털이 다량 제안서를 냈다.


이전에 농식품펀드 출자사업에 선정돼 자펀드를 운용한 경험이 있거나 농금원이 주가 돼 지난해 설립한 한국농식품벤처투자협회에 가입한 곳들 중 제안서를 낸 운용사도 많다. 수출 분야에 제안서를 낸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동훈인베스트먼트, 마그나인베스트먼트, 엔브이씨파트너스 등은 이미 농식품펀드 자펀드를 운용한 노하우가 있는 곳들이다.


하이투자파트너스와 가이아벤처파트너스, 경남벤처투자, CJ인베스트먼트, 웰투시벤처투자, 이크럭스벤처파트너스, 오라클벤처투자, 임팩트파트너스 등은 지난해 출범한 한국농식품벤처투자협회 회원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번 출자사업 진행 전 농식품펀드가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운용사)로 이전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지난해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후 농식품펀드 이관을 추진했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의 반대 의견에 따라 이는 2년간 유예된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농식품펀드의 이관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왔다"며 "2024년까지는 이관이 유예된 상황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시한 4가지 조건이 이행되는 한해서 2025년 이관이 진행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23년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 정기 출자사업 접수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