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안타깝지만 불합격입니다'…루키 투자 접는 큰손들

국내 공제회들 루키 출자 축소 분위기
트랙레코드 부족…신생 GP 위기 올까
불안한 시장 속 더욱 보수적인 큰손들
옥석가리기 중요…LP 출자 계획 주목
  • 등록 2023-03-17 오전 5:04:05

    수정 2023-03-17 오전 5:04:05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최근 국내 주요 공제회들이 사모펀드(PEF)나 벤처캐피털(VC) 등 위탁운용사(GP) 출자사업에서 루키 선발을 망설이는 분위기다. 지난해부터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심리가 한껏 위축됐는데, 아직도 시장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그간 안정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낸 운용사들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큰손들이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 돈줄을 죌 것으로 예고한 가운데, 생사의 갈림길에 선 신생 운용사들이 급격하게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뽑으려고 했는데 기준 미달로 투자 접어”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인공제회(과기공) 등 일부 국내 공제회들이 올해 진행할 출자사업에서 ‘루키리그’를 포함할지 고심 중이다. 특히 운용자산(AUM) 규모가 적은 기관투자가일수록 루키 선발 계획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군인공제회는 국내 블라인드 PE·VC 출자사업에서 최종적으로 루키리그 GP를 선정하지 않았다. 루키리그는 출자 사업에서 대형 GP들과의 경쟁이 어려울 것을 고려해 신생 운용사들끼리만 경쟁하도록 하는 리그를 말한다. 대체로 설립 3~5년 이내 법인이 대상이 되며, 운용 중인 펀드 규모가 PE 분야는 3000억원, VC 분야는 1000~1500억원 미만 정도여야 한다.

군인공제회가 지난해 11월 출자 공고를 냈을 땐 PE와 VC 루키리그에서 각각 2개사씩 선정해 90억원, 40억원 내외로 출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선발 과정에서 마땅히 투자할 만한 중소형 운용사가 없어 투자 자체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군인공제회는 공고를 낼 당시에도 문제가 생길 여지를 차단하고자 펀드 결성 기한 내에 펀드를 결성하지 못하는 경우 등 선정 배제와 취소 기준을 엄격하게 제시했다.

군인공제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번에 루키리그에 지원한 GP 중 공제회가 정한 기준을 충족한 곳이 없었다”며 “루키리그 후보자에 대한 프레젠테이션(PT)까지 실시했지만 최종적으로 두각을 드러내는 GP가 없었고, 결국 시장 불확실성 때문에 안정을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큰손들 출자사업 쪼그라들며 루키 ‘진땀’

국내 주요 공제회들의 큰손들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미국을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상황을 지켜보다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설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PE와 VC 모두 GP를 선정해 출자를 진행한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AUM이 적은 기관이면 적극적으로 루키를 발굴하기보다 그동안 높은 성과를 기록했던 대형 GP를 선호하는 분위기였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시장 상황과는 상관없이 매년 출자를 꾸준히 해온 편이지만, 출자 규모도 적고 사후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대형 하우스들을 눈여겨보게 된다”면서도 “출자규모를 조금씩 키우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신생 운용사들도 뽑을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신생 GP들이 많아지면서 대형 운용사와 중소형 운용사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큰손들은 안정적으로 자산을 굴려야 할 의무가 있어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서라도 성과가 검증된 곳 위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국내 블라인드 PE 펀드 모집 때 루키를 뽑지 않았던 노란우산도 정량평가에서부터 미달인 곳이 많아 선발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전언이다.

다른 공제회 관계자는 “VC는 원래 경쟁률도 치열한 편인데, PE는 대형 하우스에서 빠져나와 중소형 운용사 대표로 가는 경우도 많아서 기관 사정을 잘 아는 만큼 지원율조차 낮을 때가 빈번하다”고 귀띔했다.

큰손들은 앞으로 출자 계획과 관련해 시장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린 이후 확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옥석 가리기가 중요해졌고, 투자규모가 줄거나 시기가 더 미뤄질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과기공 관계자는 “원래 격년에 한 번씩 루키리그 출자를 진행했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 경제 변수 등을 고려해 향후 계획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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