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임원 성과급만 382억…김제욱 부사장 '업계 연봉킹'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높은 기업가치로 지분을 처분한 두나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자칫 악화될 수 있던 실적을 선방할 수 있었고 임원들도 대규모 성과급을 챙길 수 있었다. 김제욱 부사장(사진)은 약 280억원이라는 전무후무한 규모의 성과급을 수령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매출액 1009억8800만원에 영업이익 351억5100만원을 달성했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2021년과 비교하면 감소한 수치지만 금리인상 등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되며 벤처투자 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려웠던 상황을 고려하면 높은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호실적의 바탕은 안정적 투자조합수익이다. 투자조합수익 계정은 ▲조합관리보수 ▲조합성과보수 ▲조합지분법이익을 포함한다. 


조합에 담은 포트폴리오 기업가치 감소에 따라 조합지분법이익은 2021년 965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37억3800만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관리보수와 높은 성과보수로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었다. 지난해 유입된 조합관리보수는 150억8300만원으로 2021년(164억1500만원)에 이어 세 자리수를 기록했다. 


특히 2021년 계정에 없었던 성과보수가 지난해 783억5800만원으로 반영됐다. 청산을 진행하고 있는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에 대한 성과보수 선수령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2014년 2030억원 규모로 결성한 해당 조합은 당초 2022년까지 운용 기간이었지만 만기를 1년 연장했다. 


에이티넘고성장기업투자조합의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는 핀테크(FinTech) 업체인 '두나무'다. 해당 조합을 활용해 두나무에 초기 투자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조합 청산 시기에 맞춰 두나무 주식을 처분하며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단계적으로 진행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무엇보다 두나무 기업가치가 정점을 찍었던 2021년 지분 일부를 처분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당시 벤처투자 열풍과 풍부한 유동성 속 두나무 기업가치는 20조원까지 언급됐다. 최근 경기불황 속 두나무 기업가치는 당시보다 5분의 1수준으로 내려간 상황이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서울거래에 따르면 최근 거래된 두나무 주가는 주당 11만2000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한 전체 지분 가치는 3조9000억원 수준이다.


두나무 투자 성과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실적뿐만 아니라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에 참여한 임원들에게도 돌아갔다. 지난해 신기천 각자대표와 이승용 각자대표를 비롯해 황창석 사장, 맹두진 부사장, 김제욱 부사장 등 투자에 참여한 임원들이 높은 성과급을 받으며 고연봉자로 이름을 올렸다.


두나무를 처음 발굴해 투자한 김제욱 부사장의 경우 278억8400만원의 성과급을 받으며 벤처캐피털 업계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뒤를 이어 신기천 대표가 56억9200만원, 황창석 사장이 22억7600만원, 이승용 대표가 13억9000만원, 맹두진 부사장이 9억4600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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