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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미래에셋, 리츠·ETF 양날개로 균형 성장

강두순 기자
원호섭 기자
입력 : 
2023-03-14 18:01:17
수정 : 
2023-03-14 22: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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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싱가포르 리츠사 인수
2003년 홍콩 진출 첫발로
美·캐나다·호주·신흥국까지
글로벌시장서 금융거점 확보
사진설명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싱가포르 리츠 운용사인 '매뉴라이프 US 리얼에스테이트 매니지먼트(MUSREM)'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 공략의 고삐를 더욱 바짝 조일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이번 싱가포르 리츠 운용사 인수를 글로벌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 리츠 시장의 허브인 싱가포르에서 미래에셋이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자산운용업계 전문가들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번 싱가포르 리츠 운용사 인수를 계기로 성장성이 높은 상장지수펀드(ETF)와 안정성이 높은 리츠를 양 날개 삼아 균형 있게 성장해 나가는 미래 전략을 펼쳐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14일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2002년 리츠 제도를 도입해 현재 상장리츠 수는 40여 개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약 100조원으로 2022년 9월 말 기준으로 배당수익률 7.7%를 기록해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 다른 리츠 시장 배당수익률 대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21년 발간한 '일본과 싱가포르의 상장리츠 시장 성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협소한 상업용 부동산 규모에도 불구하고 정부 주도의 육성책과 적극적인 해외 자산 편입을 기반으로 글로벌 리츠 시장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싱가포르 리츠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상위 5개 리츠는 국부펀드가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가 2000년대 초 대체투자 거래 중심지 육성의 일환으로 리츠 시장 성장에 나섰고 이를 위해 국부펀드, 정부 산하 기업, 기관투자자들이 리츠 스폰서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싱가포르 리츠 시장은 높은 신뢰성, 안전성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며 "싱가포르뿐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등의 다양한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리츠가 상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2003년 홍콩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공을 들여왔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1년 국내 운용사 중 처음으로 홍콩거래소에 ETF를 상장하고 같은 해 캐나다 '허라이즌스 ETFs'를 인수하며 일찍이 글로벌 ETF 시장에도 진출했다. 당시 허라이즌스 인수금액은 1430억원이었다. 이어 2018년에는 미국 ETF 시장에서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고 있던 ETF 운용사 '글로벌X'를 약 5200억원에 인수하며 전 세계 ETF의 70%가 상장된 미국 ETF 시장에도 진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해외 진출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부정적 반응이 많았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글로벌 운용사와 비교했을 때 해외 진출 경험이 적은 만큼 국내 운용사들의 경쟁력 부족, 투자 대비 성과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실패하더라도 경험이 후대에 남는다"는 말로 해외 진출 의지를 확고히 했다. 2003년 홍콩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진출은 인도, 영국, 미국, 브라질로 이어졌다. 2008년에는 인도 현지에 1호 펀드를 출시했고, 2022년 기준 리테일 계좌 수 550만개, 총운용자산(AUM) 20조원으로 인도 내 9위 운용사로 급성장했다.

해외 법인 설립 20년, 해외 기업 인수 12년 만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비즈니스는 현재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외 AUM은 248조원 규모인데 이 중 40%에 달하는 103조원이 해외에서 운용되고 있다. 인수 당시 8조원에 불과했던 글로벌X ETF의 운용 규모는 2022년 말 기준 45조원으로 6배가량 증가했다. 2011년 인수한 캐나다 ETF 운용 자회사 허라이즌스 역시 현재 21조원 규모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 법인의 당기순이익은 74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당기순이익 2388억원의 30%에 달하는 수치다. 수익의 약 3분의 1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글로벌X는 호주 ETF 운용사 'ETF 시큐리티스'를 인수했다. 이는 국내 운용사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해외 ETF 운용사를 인수한 최초의 사례로 꼽힌다.

[강두순 기자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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