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증권

북미·중동 뭉칫돈 몰린 PEF … 대형 M&A 주도

강두순 기자
조윤희 기자
입력 : 
2023-01-26 17:20:43
수정 : 
2023-01-26 18:56:45

글자크기 설정

국내 인수합병 17조 실탄 장전
중소·중견기업 구조조정
부실자산 매각 활기띨 듯
외국계 PEF와 진검승부
사진설명
새해 조 단위 대형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이 정해져 있지 않은 펀드) 결성을 준비 중인 국내 주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해외 투자자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중 관계 악화 등 여러 영향으로 북미와 유럽계 주요 연기금, 국부펀드 등 기관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 축소에 나선 가운데 국내 PEF 운용사들은 이를 기회 삼아 전체 아시아 시장에 배정된 자금 중 더 많은 몫을 배분받기 위해 공들이는 모습이다. 일부 PEF는 이미 플레이스먼트 에이전트(자문·중계 대행사) 등과 계약을 맺고 현지 투자자와 접촉했다.

26일 금융정보 업체 프레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 기준으로 중국 시장에 투자하는 PEF와 벤처캐피털(VC) 등의 펀드 자금 모집 규모는 215억달러(약 26조원)로 집계돼 2021년 모집 총액(1159억달러)의 18% 수준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내 주요 연기금에 이어 유명 대학 기금들까지 중국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며 리스크 분산에 나서고 있다. 하버드대는 이미 지난해부터 대중국 투자를 줄이기로 했고, 펜실베이니아주 퇴직연금(PSERS)도 지난 1년여간 중국 사모펀드에 대한 출자를 중단했다.

여기에 플로리다주 퇴직연금(FRS), 텍사스주 교직원퇴직연금(TRS), 메릴랜드주 퇴직연금(SRPS) 등 주요 기금도 중국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하거나 투자 비중을 종전 대비 절반 이하로 대폭 축소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국내 PEF들은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타깃으로 적극적인 자금 유치에 돌입했다.

약 2조원 규모의 페트라 9호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주력하고 있는 IMM인베스트먼트는 처음으로 북미와 유럽 등 해외 기관들을 상대로 자금 모집에 나섰다. 최근에는 현지 자문·중계 계약을 체결하고 투자자들과 접촉도 시작했다. 전체 2조원 규모 펀드 결성 목표 자금 중 국내에서 1조2000억원을, 나머지 8000억원을 해외에서 모집할 계획이다.

최근 오스템임플란트 인수 추진과 메디트 매각 등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도 최대 1조원을 목표로 3호 블라인드펀드 펀드레이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UCK는 자금 모집에 나선 지 반년 만에 국민연금 우수운용사로 선정돼 2400억원을 출자 약정받는 등 자금 6000억원가량을 이미 확보했다. 특히 다음달부터는 해외 투자자도 본격적으로 모집할 계획이다. 1분기 중 1차 클로징(마감)을 마치고 올해 3분기까지 펀드 자금 모집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최대 2조6000억원을 목표로 로즈골드 5호를 모집 중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도 해외 투자자 자금 확보에 공들이고 있다. IMM PE는 이미 교직원공제회, 농협중앙회, 사학연금, 산재보험기금 등 연기금·공제회 등에서 출자 확약을 받아 지난해 말 8000억원 규모로 1차 클로징을 마쳤다.

'스틱 오퍼튜니티 3호 펀드'를 모집 중인 스틱인베스트먼트도 종전 중동과 아시아 주요 국부펀드 위주에서 북미, 유럽 등으로 해외 투자자 구성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모집 목표 금액이 최대 2조4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금 5000억~6000억원을 해외에서 모집할 계획이다. 이미 국내에서는 국민연금을 앵커 출자자(LP)로 확보해 4000억원을 조달한 데 이어 교직원공제회(2000억원), 우정사업본부(1500억원),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1000억원), 농협중앙회(600억~700억원) 등에서도 출자를 약속받아 1조원 이상을 확보했다. 일단 올해 상반기 중 1조2000억원 규모로 1차 클로징을 마친 뒤 추가 모집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1조5000억원 이상을 목표로 5호 블라인드펀드 모집을 준비 중인 VIG파트너스도 이전에 결성한 펀드들처럼 전체 결성 자금 중 절반 정도를 해외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출자받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미국과 아시아 등 전 세계 주요 기관투자자와 펀드 오브 펀즈(재간접펀드), 패밀리오피스를 상대로 자금 모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리 인상 추세가 이어지며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 변동성에 대한 우려 등이 해외 출자자 유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두순 기자 / 조윤희 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