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운용자산 40% 해외서 운용 "전체 수익 30% 발생"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해외진출 20주년을 맞은 가운데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를 인수하는 등 가속화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해외진출 20주년을 맞은 가운데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를 인수하는 등 가속화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미래에셋의 미국 ETF 운용 자회사 Global X 임직원 모습/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운용사 최초로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올해 ‘글로벌 진출 20주년’을 맞았다. 미래에셋은 2003년 해외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이후 국내 운용사 중 처음으로 홍콩법인을 설립하며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당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실패하더라도 한국 자본시장에 경험은 남는다”며 국내 투자회사가 가보지 않은 해외 시장에 도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유수의 기업들과의 경쟁은 ‘무리’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그럼에도 20년이 지난 지금 미래에셋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해외 ETF 운용사를 인수할 정도로 성장했다.

회사 측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외 총 운용자산(AUM)은 248조원 규모에 달한다. 이 중 40%에 달하는 103조원은 해외에서 운용된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찾아온 지난 한 해 동안 해외 운용자산은 2021년말 규모(102조원)를 상회하며 탄탄한 역량을 과시했다.

미래에셋의 글로벌 비즈니스는 미국과 캐나다, 홍콩 등 전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ETF가 견인 중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ETF 운용 자회사 Global X(글로벌엑스)를 꼽을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8년 전 세계 ETF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는 ETF 운용사 Global X를 인수해 업계 화제가 됐다. 인수 당시 8조원에 불과했던 Global X ETF의 운용 규모는 2022년말 기준 45조원으로 약 6배 늘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11년 인수한 캐나다 ETF 운용 자회사인 Horizons ETFs(호라이즌스 ETFs) 역시 현재 21조원 규모를 운용 중이다.

전 세계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 중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수익 측면에서도 남다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2022년 3분기 말 누적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법인의 당기순이익은 747억원으로 집계된 상태다. 이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당기순이익(연결기준) 2388억원의 30%에 달하는 비중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수익의 약 3분의 1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또 작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Global X는 호주 ETF 운용사 ‘ETF Securities(ETF 시큐리티스)’를 인수했다. 이는 국내 운용사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해외 ETF 운용사를 인수한 최초 사례다. 호주 7위 ETF운용사인 'ETF Securities'는 순자산 약 4조원 규모의 다양한 혁신성장 테마 ETF를 보유한 회사다.

현재 ETF Securities는 글로벌엑스 오스트레일리아(Global X Australia)로 사명을 변경하고, Global X와의 시너지를 발휘해 호주 ETF 시장 및 급성장하는 연금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호주 현지 포시즌스 시드니 호텔과 호주법인 운영 경험을 토대로 향후 호주 시장에서의 투자 확대를 도모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신흥 시장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2006년 설립한 인도법인은 현재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로 활약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인도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합작법인으로 전환했지만, 미래에셋은 인도의 성장성을 바탕으로 투자를 지속했다. 

현재 인도법인은 직접 펀드를 설정, 운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한다. 수탁고는 18조원 규모로 인도 내 9위 운용사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지리적으로 인도와 가깝고 인도인 비중이 높아 인도 현지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은 두바이에 지점을 설립하며 국내 운용사 최초로 중동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파트너십 행보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Global X는 최근 브라질 최대 운용사 BB Asset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신규 펀드를 출시했다. 이는 브라질 현지 내에서 글로벌 운용사 간 이뤄진 ETF 투자 관련 최초의 파트너십으로 평가 받는다. 

김범석 미래에셋자산운용 홍보실장은 "해외 법인에서 벌어들인 수익만으로 글로벌 운용사를 인수하는 등 2003년 홍콩에 진출한 이후 20년 동안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며 "향후 세계 각국의 우량자산을 발굴하고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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