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담 베이글 / 사진=조인앤조인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어느새 ‘푸드테크’는 우리 일상에 가까이 왔다.

탄소배출의 주범 가운데 하나인 축산업을 대체할 ‘대체식품’이 보편화되기 시작했으며, 농산물 재배부터 음식물 조리까지 모든 영역에서 AI와 로봇이 활용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후위기로 식량안보와 지속가능한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푸드테크 산업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푸드테크는 식품의 생산, 유통, 소비 등에 정보기술, 생명공학,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결합 한 것으로 크게 대체식품과 기계산업 분야로 나뉜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콩고기와 같은 ‘대체식품’이다.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이용해 고기·계란 등 기존 축산식품과 비슷한 형태와 맛이 나타나도록 만들어낸 식품을 말한다.

일례로 미국의 생명공학기업인 ‘퍼펙트데이(Perfect Day)’는 정밀발효를 통해 우유 단백질을 만들어냈다.

젖소로부터 우유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추출해 그것을 곰팡이에 주입한 뒤 이 곰팡이를 발효탱크에서 배양해 우유 단백질을 만들어낸 것이다.

또한, 미국의 대체육 스타트업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가 개발한 성분인 ‘헴(HEME)’은 대두로 만든 대체육 패티임에도 마치 고기의 육즙이 흐르는 모습을 연출한다.

대체식품은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딜로이트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대체식품 시장규모는 2017년 기준 약 89억달러에서 2025년 약 178억달러, 2029년에는 366억달러(49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대체식품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식품계열사 롯데제과는 지난해 캐나다 식용 곤충 제조기업인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에 100억원을 투자하고, 동결건조 귀뚜라미를 활용한 아스파이어 제품의 독점 판매를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오뚜기는 식물성 원료인 콩단백으로 만든 '언튜나 식물성 바질 참치'를 선보이면서 대체 수산물을 통해 대체 단백질 시장에 뛰어들었다.

SK그룹은 올해초 CES 2023에서 대체유단백질로 만든 빙수·치즈크림 등을 선보였다. SK그룹은 국내 매일유업, 미국 퍼펙트데이와 한국 사업 추진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내 판매 인허가를 앞두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조인앤조인도 CES 2023에서 널담 비건유 오리지널과 비건 크로와상, 베이글과 함께 비건 버터, 비건 크림치즈, 비건유 바리스타 등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푸드 엔지니어링에 기반한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계란 대체제, 식물성 유제품 대체제, 점도 조절 및 기능성 소재 개발, 식물성 향료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초 열린 CES 2023에서는 푸드테크의 한 축인 기계산업 분야의 신기술이 눈길을 끌었다.

일본 기업 아그리스트(AGRIST)는 과수원 수확 로봇을 개발해 CES 2023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수확 로봇은 과수원 등을 혼자 돌아다니면서 인공지능으로 과일이나 채소를 인식한 다음 따기에 적합한지 판단하고, 직접 수확해 바구니에 담는 작업을 수행한다.

프랑스의 농업 전문 스타트업 메로피(Meropy)는 로봇이 밭을 돌아다니면서 질병과 잡초, 해충 등을 모니터링하는 소형 정찰 로봇을 공개했고, 미국 기업 루모(LUMO)는 농작물에 물을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스마트 관개 시스템을 개발했다.

센서가 내장된 스마트 밸브를 통해 평소 물을 절약하고, 가뭄 등의 상황에서도 논과 밭에 물을 댈 수 있다.

이처럼 푸드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정부와 지자체도 관련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2027년까지 푸드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 기업 30개를 육성하고 수출 20억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1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민간 투자로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푸드테크 10대 핵심기술 연구개발(R&D) 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했다. 10대 핵심기술 분야에 4억8000만원을 들여 4건의 연구과제를 공모하고, 올해 푸드테크 기술개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2024년부터는 푸드테크 핵심기술 분야에 대한 지원규모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전북도는 올해 국가식품클러스터과 연계해 미래혁신식품 개발 지원 및 산업화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푸드테크 생태계 조성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혁신성장형 기업 단계별 육성 지원에 집중키로 했다. 현재 식품분야 기업의 약 67%가 연 매출 10억원 미만으로 영세한데다 그동안 성장사다리 지원 체계가 없었던 만큼 이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실시한 바이오융합산업 분야 인력 양성에 더욱 속도를 내는 한편, 향후 그린바이오벤처 및 창업기업 육성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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