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18일 15:11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루키' 루하PE, 투자 혹한기에도 랩지노믹스 인수 마무리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루하프라이빗에쿼티(PE)가 코스닥 체외 진단기기 회사인 랩지노믹스 인수를 마무리했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루하PE는 이날 진승현 랩지노믹스 대표가 보유한 지분 9% 인수(600억원)를 포함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827억원, 전환사채(CB) 400억원을 투자하는 거래를 최종 마무리했다. 지난해 8월 경영권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4개월여 만이다.

거래 규모는 줄었다. 계약 당시엔 최대주주 지분 인수 및 유상증자 규모가 1841억원이었으나 자금 조달 과정에서 다소 줄어들었다.

이번 거래로 루하PE가 확보하게 되는 지분은 약 27%다. 다만 진 대표의 잔여 지분 4%에 대한 의결권도 루하PE 측으로 위임된다.

2002년 설립된 랩지노믹스는 분자진단 기반 체외 진단기기 회사다. 코로나 시국에 분자진단 진단키트를 제조, 판매하면서 급성장했다. 실시간 유전자증폭(RT-PCR) 진단시약이 대표 제품이다. 이 제품은 35분 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정확도는 99% 수준이다. 다른 분자진단 제품으로는 두 시간 이상 걸리던 검사 시간을 4분의 1 수준으로 단축했다. 제품 대부분은 주로 인도와 아랍에미리트 등 지역에 수출된다.

루하PE는 신규 자금으로 미국 실험실표준인증연구실(클리아랩, CLIA Lab) 인수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클리아랩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질병 진단·예방·치료 목적 임상검사를 실시하는 실험실에 주는 인증 제도다. 클리아랩을 이용하면 FDA 인허가 없이 미국 시장에 진단 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국내 제품의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랩지노믹스는 클리아랩을 통해 자사 제품 뿐 아니라 국내 여러 진단업체의 제품을 공급하며 ‘K-진단’의 미국 진출 교두보를 마련할 전략이다. 이를 위해 랩지노믹스는 엔젠바이오, 지니너스, 디엑솜 등과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약대 출신인 이종훈 대표가 2021년 설립한 루하PE는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신생 운용사다. 이번 거래는 회사 설립 후 첫 경영권 인수다. 지난해 투자 혹한기 분위기 속에서도 앵커 투자자인 MG새마을금고중앙회의 지원을 등에 업고 거래를 성사시켰다는 평가다. 루하PE는 이밖에도 바이오 업체인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의 프리IPO에 약 200억원을 투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