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원자력 기술 스타트업에 돈 쏟아붓는 실리콘밸리 VC...올해에만 1조원 넘게 투자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2.04 12:59

수정 2022.12.04 14:18

바이든 정부 기후법안정책 추진에 원자력 발전 장점 부각
올해 투자 줄였던 VC들 원자력 기술에 대거 투자
미국 원자력 산업 1970년대 후반 이후 전성기 맞아
프랑스 생로랑 원자력 발전소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생로랑 원자력 발전소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최근 4년간 미국 VC 원자력 기술 투자 건수 및 투자액
(단위:건, 달러)
투자건수 투자금액
연도
2019 6 5340만
2020 8 9990만
2021 17 4억4150만
2022 11 11억1160만
(자료:데이터분석기업 피치북)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자(VC)들이 올해에만 총 1조 원(11억 1160만 달러)이 넘는 돈을 원자력 기술 스타트업들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올해 미국 내 VC들이 기후 관련 투자와 전체 투자금액을 줄였음에도 원자력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집중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인데 이런 조 단위의 투자금액은 더 작고 특수한 원자로 개발에 지원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정책에 맞춰 VC들이 원자력 개발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데 투자가 너무나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 VC 원자력 기술 스타트업 묻지마 투자?

3일(현지시간) 미국 데이터분석기업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11월까지 최근 5년간 미국 VC들의 원자력 기술 투자 건수는 50건이며 총 투자금액은 11억 6100만달러(약 1조 5116억 원)에 이른다. 특히 올해 11월까지 투자 금액만 11억1160만 달러(약 1조 4473억 원에) 이를 정도로 올해 VC들의 원자력 기술 투자금액이 폭증했다. 올해 11월까지 미국 내 VC들의 전체 투자금액이 2200억달러(약 286조 4400억 원)으로 지난해의 70%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자력 기술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가 과열됐다는 의견이 나올만하다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10개의 원자력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있는 벤처 투자가 레이 로스록은 미국 경제매체 CNBC에 "1970년대 후반 원자력 발전의 전성기 이후 원자력 발전의 부활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다른 투자자들의 투자에서 변화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 2012년 104개의 원자로가 가동되면서 정점을 찍은 후 원자력 산업이 주춤했고 최근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원자력 기술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 폭증은 바이든이 올해 여름 서명한 기후 법안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입법을 앞두고 입법 활동을 하면서 실리콘밸리 VC들의 투자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IRA 법안은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로 한국에서는 부정적으로 보는 측면이 크지만 미국에서 바이든은 IRA 법안을 자신의 큰 업적으로 치부하며 IRA 법안은 기후 정책으로 좋은 환경 정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타트업 VC 원자력 기술 투자 왜 급증했나

또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원자력 기술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매력도 VC들이 원자력 스타트업에 투자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는 것이 CNBC의 진단이다.

CNBC는 원자력에 투자하는 VC들은 분산투자를 철저한 원칙으로 삶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 VC들이 투자하는 원자력 스타트업들이 대부분 실패하거나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정도도 극히 드물기 때문에 특정 기업에 많은 금액을 투자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다만 투자한 스타트업 중에 1~2개 기업이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친다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물론, 그 이상의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애플이나 구글, 테슬라와 같은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빅테크 기업의 성공을 만든 투자 모델이기도 하다.

물론 VC들의 원자력 기술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에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과거에 원자력 발전소 건설 비용이 약속했던 것보다 2~3배나 들고 건설 기간도 수년이 더 걸렸다는 점을 VC들이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자력 발전소 등에 대한 투자 대비 비용 회수기간이 길고 리스크도 큰 점도 과거에 비해 달라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미국 원자력협회(NEI)의 데이빗 슐리셀 선임이사는 "조지아주에 위치한 앨빈 보그틀 원자력 발전소에 두 개의 새로운 원자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는 당초 140억 달러로 추정됐지만 비용이 340억 달러로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고 건설 기간도 예상보다 6년이 더 걸렸다"고 말했다.

영국 서머셋의 힝클리 포인트 C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 /사진=AP연합뉴스
영국 서머셋의 힝클리 포인트 C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 /사진=AP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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