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자금 300억 확보해 스케일업 펀드 1800억원으로 증액…핀테크·ESG 등 펀드 결성 활발

KB인베스트먼트가 1500억원 규모로 결성한 스케일업 펀드를 증액할 계획이다. 올해 국민연금공단 벤처펀드 출자사업의 위탁 운용사(GP)로 선정되면서 추가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K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스케일업 펀드를 비롯해 핀테크 펀드, 통신사 3사가 출자자로 참여한 ESG 펀드 등의 여러 블라인드 펀드 결성에 성공하며 얼어붙은 펀드레이징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30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K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국민연금공단 벤처펀드 출자사업의 위탁 운용사 자격을 따내며 3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지난달 초 1500억원 규모로 결성한 'KB 스케일업 2호 펀드' 증액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펀드 최종 결성 시기는 내년 1월 초로 보고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초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운용사) 1차 정시 출자사업 스케일업 분야에서 위탁 운용사 자격을 따내면서 해당 펀드를 추진했다. 모태펀드를 비롯해 KB금융지주 계열사가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하면서 지난달 1500억원 규모로 펀드 결성을 완료했다. 해당 펀드 대표 펀드매니저는 김형준 KB인베스트먼트 상무가 맡았다. 이외에 오세웅 상무와 이준석 디렉터, 장상혁 디렉터 등이 핵심 운용인력으로 참여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모태펀드 출자사업뿐만 아니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출자사업에서도 GP 자격을 따내며 저력을 보여줬다. 올해 1분기 한국성장금융이 진행한 핀테크혁신펀드 3차 출자사업에 도전해 9대 2의 경쟁률을 뚫고 위탁 운용사로 선정됐다. 150억원 규모의 한국성장금융 자금을 바탕으로 지난 10월 300억 규모의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대표 펀드매니저는 박덕규 디렉터가 담당하고 핵심운용인력으로 이정국 디렉터가 참여한 상황이다.


KB인베스트먼트는 이외에도 주요 국내 통신사 3사와 함께 손을 잡고 400억원 규모의 ESG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이 각각 100억원 씩 자금을 출자했고 KB인베스트먼트도 운용사 출자금(GP 커밋)으로 100억원을 담당했다. 통신 3사가 공동으로 자금을 출자해 펀드를 조성한 것은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깊다는 평이다.


고금리·고환율을 비롯해 경기 침체 속 벤처투자 업계도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KB인베스트먼트는 이를 잘 버텼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후 KB인베스트먼트 성장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역대 최장수 대표로 재직하고 있는 김 대표 체제에서 KB인베스트먼트는 운용자산(AUM) 2조를 달성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