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취업 스타트업 창업 가이드

투자금 5~10배 회수 목표 제2 배민·페북 찾는다

입력 2022. 11. 28   16:46
업데이트 2022. 11. 28   16:52
0 댓글

벤처캐피털의 메커니즘

 

규모 큰 회사는 IPO 전까지 모든 서비스

정기적 모임으로 관계 강화하고 제휴도

운용수수료·성과보수 등으로 수익 거둬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으로, 상대편과 나의 약점과 강점을 충분히 알고 승산이 있을 때 싸움에 임하면 이길 수 있다는 말이다. 군대나 기업 경쟁 환경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지만 투자 유치를 할 때만큼 적절한 경우도 많지 않은 듯하다.

투자 유치야말로 벤처캐피털을 대표로 하는 투자회사와 투자를 받으려는 스타트업의 강·약점이나 세부사항에 대해 충분히 알고 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는 상황, 하고 싶은 상황, 해야 하는 상황일 때 IR(기업이 주식 및 사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홍보 활동)을 하면 투자유치를 할 가능성이 훨씬 커질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벤처캐피털의 메커니즘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1 왜 위험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나 


그러면 첫째, 벤처캐피털이 도대체 왜 위험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려고 하는지 알아야 한다. 대답은 간단하다. 돈을 벌기 위해서이다. 그것도 아주 큰 돈을 벌기 위해서이다.

일반적으로 5년에서 7년 뒤에 투자금의 5배에서 10배 정도를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투자한다. 나름 유명한 투자회사의 대표로 있는 친구가 이런 얘기를 했다.

벤처캐피털은 논리와 이성을 바탕으로 한 투기라고. 사회적 가치를 위한 투자, 임팩트 투자 등을 추구하는 투자회사들도 많아졌지만 ‘투자’라는 단어가 붙은 이상 재무적인 수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만약 돈을 버는 것에 관심이 없는 벤처캐피털이나 신기술사업금융회사가 있다면 몇 년 버티기 어려울 것이다.


2 어떤 자금으로 투자할까 


둘째, 벤처캐피털은 어떤 자금으로 투자할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난번에 공유한 펀드의 구성 외에 모태펀드의 개념에 대해 알아야 한다. 모태펀드(Fund of Funds·FOF)란 여러 투자자(출자자)로부터 출자금을 받아 하나의 ‘모펀드’를 조성해 개별 투자펀드인 ‘자펀드’에 출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쉽게 말해 엄마 펀드가 아들 펀드에 출자하는 형국이다. 즉 투자자가 기업이나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기업이나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개별 투자펀드에 출자하는 것이다.

투자자가 개별 기업이 아닌 펀드에 출자해 투자 위험을 줄이면서도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의 펀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투자재원 공급, 정책적 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등을 목표로 해 조성된 정부 주도의 펀드를 가리킨다. 정부가 벤처캐피털이 운영하는 창업투자조합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의거해 ‘한국모태펀드’가 처음으로 결성됐고 정부자금을 모아 하나의 모펀드를 조성, 모펀드를 통해 벤처캐피털이 조성하는 자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요 출자자로는 정부 8개 부처(중소벤처기업부·문화체육관광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환경부·교육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고용노동부)가 있고 투자의사 결정은 전문기관인 한국벤처투자 (https://www.kvic.or.kr)가 담당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총 조성금액이 약 8조2000억 원, 출자펀드는 1082개, 출자펀드의 투자기업 수는 8974개, 출자펀드 투자금액은 약 27조6000억 원에 달한다.


3 또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까 


셋째, 벤처캐피털은 투자한 스타트업의 성공을 위해 재무적인 투자 외에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까? 규모가 큰 벤처캐피털의 경우 IPO(기업공개) 이전까지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스타트업들이 기술 경쟁력만 있고 다른 부분이 취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장하기 전까지 경영지원, 재무 및 회계 활동 지원, 후속 투자유치 지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포트폴리오 기업(벤처캐피털에서 투자한 기업군) 간 네트워크를 형성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거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도 한다.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관계를 강화하고 제휴가 일어나며 공동창업자를 소개하거나 채용을 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는 스파크랩스 얼럼나이 데이나 본엔젤스의 다본데이 등이 있다. 투자한 스타트업이 잘 돼야 벤처캐피털도 살기 때문에 투자가 된 이후에는 한배를 탔다고 보면 된다.


4 어떻게 돈 벌고 회사를 운영할까


넷째, 벤처캐피털은 어떻게 돈을 벌고 회사를 운영할까? 벤처캐피털도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회사이기 때문에 수익모델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을 모아놓고 투자한 스타트업이 대박 날 때까지 손가락만 빨 수는 없는 노릇이다. 벤처캐피털은 기본적으로 운용하는 펀드 전체 금액의 2% 내외를 운용수수료로 받는다. 또한 사전에 합의된 수익률, 대체로 내부수익률 기법으로 7% 이상의 수익률을 내면 20% 내외의 성과보수(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국민연금과 아래와 같은 조건으로 300억 원짜리 펀드를 만들 경우 수익구조 예시를 참고하기 바란다.


일반적으로 운용을 잘했다고 회자되는 벤처캐피털의 수익률은 연 복리 15% 수준이고 투자한 회사 중 대부분이 망하더라도 1개라도 대박이 나면 충분한 보상이 따르게 된다.

예를 들어 200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20억씩 10군데 투자했다고 가정할 경우 단 하나의 실패 없이 모든 투자 건에서 10% 수익이 났다면 20억 원을 회수할 수 있으나 9개 회사가 다 망한다 하더라도 1개의 회사에서 10배 수익이 났다면 200억 원을 회수할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대부분의 투자회사들은 전자보다는 후자를 선호한다.

따라서 벤처펀드 운용에서 중요한 것은 잘 되는 회사가 얼마나 초대박을 내느냐이다.

벤처캐피털이 스타트업에 투자해 대박이 나는 사례는 종종 있다. 국내 대표적인 사례로는 본엔젤스가 배달의민족 초기에 3억 원을 투자한 경우를 들 수 있다. 이 투자에서 본엔젤스는 3060억 원을 회수해 약 1020배의 수익을 냈다. 또 케이넷투자파트너스가 블루홀(배틀그라운드 제작사)에 99억 원 투자한 뒤 보유 지분 중 일부(30%)를 매각해 약 1300억 원을 회수한 경우도 성공사례로 꼽힌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YG엔터테인먼트에 74억 원 투자하고 687억 원을 회수해 약 9.3배의 수익을 냈다.

해외에서는 액셀 파트너스가 페이스북(Facebook) 초기에 100억 원을 투자하고 10조 원을 회수해 1000배의 수익을 냈고 세콰이어 캐피털이 왓츠앱 초기에 600억 원을 투자해 3조 원을 회수했다. 약 50배의 수익이다. 참고로 왓츠앱은 추후 페이스북에 인수돼 페이스북 메신저가 됐다.

지금도 벤처캐피털에 근무하는 심사역들은 이런 대박의 사례를 만들기 위해 미래의 제2의 배달의민족, 페이스북을 찾아다니고 있다.





필자 임성준은 카카오·야후코리아·네이버에서 경력을 쌓은 뒤 주거공간 임대차 플랫폼 ‘스테이즈’를 창업했다. 저서로 『스타트업 아이템 발굴부터 투자유치까지』가 있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