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투자해 약 120억 회수... SBI인베 지분 8.4% 향방도 관심사


국내 벤처캐피털 메이플투자파트너스가 보유 중이던 래몽래인 지분을 전량 처분해 100억원 상당의 매각차익을 거뒀다. 래몽래인이 제작 및 투자에 참여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성공으로 회사 주가가 상승하자 메이플투자파트너스가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이플투자파트너스는 지난 25일 래몽래인 주식 40만주(6.39%)를 주당 약 2만8600원에 전량 장내 매도해 약 115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메이플투자파트너스가 래몽래인에 투자한 시점은 지난 2019년 7월이었다. 메이플투자파트너스 산하 펀드인 'MGI세컨더리투자 조합2호', '엠아이피(MIP) 글로벌 콘텐츠 투자조합'은 각 10억씩, 총 20억원을 투입해 래몽래인 전환상환우선주(RCPS) 50만주를 매입했다. 유상 증자 단가는 주당 4000원이었다. RCPS는 지난 2020년 2월 전량 보통주로 전환됐다.


올해 초 래몽래인이 주식매도청구권(콜옵션)을 발동하면서 메이플투자파트너스는 보유 주식의 20%에 해당하는 10만주를 주당 4310원에 처분했다. 4310원은 우선주 발행일로부터 콜옵션 행사일까지 3개월 단위 연 복리 3.0%의 이율을 적용한 가격이다. 지난해 말 래몽래인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에 성공하면서 2만원 안팎이었던 주가가 3만원대로 급등하자 회사 측이 콜옵션을 동원해 지분을 회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 차례의 투자 회수 성과를 종합하면 메이플투자파트너스가 래몽래인 투자에서 회수한 금액은 총 119억원이다. 투자 원금 대비 수익률(MOIC) 약 6배에 달하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지난 18일 첫 방송한 JTBC 토목금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래몽래인 주가가 고공 상승하고 있다. 종가 기준 지난 17일 래몽래인 주가는 2만2900원이었지만 일주일 뒤인 24일엔 3만7950원으로 치솟았다. 메이플투자파트너스가 래몽래인 주식을 장내에서 처분한 25일에도 주가 상승은 멈추지 않았고 종가가 3만8400원에 달했다. 28일 한 때 래몽래인 주가는 주당 3만9600원까지 오르면서 상장 후 신고가를 경신했다.


재벌집 막내아들 제작에는 총 350억원이 투입됐으며, 래몽래인은 제작비의 절반인 176억원을 책임졌다. 재벌집 막내아들 시청률은 첫 회 6%대에서 시작해 5·6회가 방송된 지난주 주말에는 전국 기준 15%에 육박했다. 재벌집 막내아들 시청률 추이는 JTBC 역대 드라마 시청률 순위 2위와 3위에 올라 있는 'SKY캐슬', '이태원 클라쓰'를 상회하고 있다. 현재까지 JTBC에서 최고 시청률은 올린 드라마는 '부부의 세계'로, 6회 기준 전국 18.8%, 수도권 21%의 시청률을 보였다.


래몽래인 주요 주주에 올라 있는 또 다른 벤처캐피털 SBI인베스트먼트도 머지않은 시기에 투자 회수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SBI인베스트먼트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거쳐 지난 2020년 9월 래몽래인 보통주 52만6925주를 주당 9489원에 취득했다. 이는 현재 래몽래인 전체 지분의 8.42%에 해당하는 규모다.


SBI인베스트먼트는 펀드를 통해 투자했던 기업들의 지분가치가 하락하면서 3분기 기준 영업 손실을 내며 고전하고 있다. 이준효 SBI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의 임기는 내년 3월말 종료된다. 적자 상황에서 임기 만료가 되면 경영진에게 '불명예 퇴진'이란 꼬리표가 달릴 여지가 있다. SBI인베인스트먼트가 연말에서 연초 사이 래몽래인 지분을 매각해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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