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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위기에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위태…'인내자본'(장기투자)이 혁신의 동력"

[본지·과총·싱가포르과기협 공동 주최 AKC 2022(韓·亞 과학기술) 토크콘서트]

<상> 벤처스타트업 활성화·글로벌화

VC 자금지원 모태펀드 예산 위축

내년초 상당수 벤처 경영난 우려

정부 중장기 투자환경 마련 절실

산학연정 협력 혁신 생태계 구축

규제철폐·M&A 활성화 등도 필요

2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아시아 과학기술 학술대회 토크콘서트'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안성찬(왼쪽부터) HRM 대표, 이성윤 레보스케치 대표, 이칠환 빈센 대표, 임진우 드림에이스 대표, 고광본 서울경제 선임기자, 조남준 싱가포르한인과학기술자협회장, 이재민 KIAT 아세안사무소장, 정재혁 KDB 싱가포르 벤처데스크팀장, 김용민 인라이트벤처스 대표파트너, 이우일 과총 회장 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사진 제공=싱가포르한인과기협




“퍼펙트 스톰(대형 복합위기) 속 벤처·스타트업 생태계가 위태롭습니다. 규제 혁파, 인내 자본 육성, 글로벌 진출 활성화 등 산학연정이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글로벌화를 꾀해야 합니다.”

서울경제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싱가포르한인과학기술자협회와 함께 25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엑스포&컨벤션에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와 글로벌화’를 주제로 연 ‘2022 한·아시아 과학기술학술대회(AKC) 토크콘서트’에서 전문가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우선 암 조기 진단 기술로 네 번째 창업에 도전 중인 이성운 레보스케치 대표는 “바이오 등 벤처·스타트업이 투자 유치 절벽으로 인해 내년 1~2분기 쓰러지는 곳이 상당히 많이 나올 것”이라며 “관련 생태계가 무너지기 전에 정부가 민간 투자자들과 같이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어 “현재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는 벤처캐피털(VC)이 몇이나 되고 그런 투자 환경이 돼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과거 원보드 컴퓨터, 디지털 X레이, 3차원 이미지 시뮬레이션 등 세 차례의 창업 당시에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라 외국 자본의 도움을 받았고 엑시트도 유럽·미국 등에 했다고 털어놓았다.

자동차 운영체제 기술을 개발하는 임진우 드림에이스 대표는 “투자사가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한 뒤 기다려 주고 파트너로서 ‘어떻게 같이 문제를 해결할까’ 하는 문화가 시급하다”며 “실리콘밸리에서는 좋은 값을 쳐주고 파트너십을 발휘해 기업가치를 키우는 선순환이 이뤄진다”고 소개했다. VC에 자금을 지원하는 모태펀드의 내년 예산이 위축된 상황에서 중장기적인 투자 환경 구축에 정부가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쓰레기 처리 등 친환경 기업을 운영하는 안성찬 HRM 대표는 “창업자들이 최근 6개월 사이에 기가 많이 빠졌다. 시장과 돈은 경색되고 대기업은 기술과 인력을 빼가려고 하지 않느냐”며 “싱가포르를 보니 기업이 난양공대 등 대학과 정부 기관과 함께 협업하는 게 많이 부럽다”고 털어놓았다. 안 대표는 이어 “젊은 창업자들이 혁신적으로 도전하고 안정적으로 기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용민 인라이트벤처스 대표파트너는 “글로벌 투자시장에서는 올해도 사상 최대 규모의 벤처 투자 펀드 조성이 진행되고 있다”며 “물론 벤처·스타트업의 가치도 하락하고 투자 규모가 줄고 있으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인프라, 에너지와 자원 재활용 등 기후기술, 스마트케어 등에 대한 투자는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도 3~5년 이상을 보고 혁신 벤처를 키워 글로벌 모범 사례로 만들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날 역동적 생태계를 위한 규제 철폐와 벤처·스트타업 엑시트 활성화에 대한 목소리도 컸다.



선박 수소연료전지 기술 업체인 빈센의 이칠환 대표는 “2년 전 선박용 수소연료전지를 완성했으나 시운전을 하는 것이 불법이라 우여곡절 끝에 중소벤처기업부나 해양수산부의 샌드박스를 통해 검증했다”며 “결국 정부에서 규제 중심으로 운영해 혁신하려면 불법을 헤쳐나가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 싱가포르나 미국 등 해외로 나오니 각 기관에서만 승인만 하면 됐다”고 힘줘 말했다. 안 되는 것만 나열하고 나머지는 모두 푸는 네거티브 규제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호건 난양공대 연구원은 “한국에서는 벤처스타트업의 엑시트 방안이 마땅하지 않다”며 “출구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성운 대표는 “기업공개(IPO) 시장이 좁은 문인데 대기업과 중견 기업이 제 값을 주고 벤처·스타트업을 살 수 있는 인수합병(M&A)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다. 임 대표는 “미국처럼 벤처스타트업이 엑시트한 뒤 관련 생태계를 키우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이 자리에서는 신흥시장으로 떠오르는 동남아시아 진출에 대한 조언도 많이 나왔다. 정재혁 KDB산업은행 싱가포르 벤처데스크 팀장은 “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 등 이곳의 인구나 발전 속도를 보면 매력적인 시장이라 벤처·스타트업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아세안은 하나의 경제권이 아니라 각자의 철저한 현지화가 필요하다. 현지 투자 유치를 하게 되면 그들의 네트워크와 영업 기반을 활용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재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아세안사무소장은 “벤처·스타트업이 인도네시아·라오스·캄보디아 등에 진출할 때 인증이나 규제 등을 통과해야 되는데 이때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며 “현지 우리 대사관·KOTRA·KIAT 등의 공공 네트워크를 활용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우일 과총 회장 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우리나라가 선진국 중의 선진국이 되려면 1인당 국민소득을 7만 달러까지 두 배로 높여야 한다”며 “결국 벤처·스타트업 활성화를 통한 미래 성장 동력 확충밖에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어 “흔히 ‘삼성전자를 5개쯤 만들면 된다’고 하는데 대기업은 혁신 분야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투자하지 않는다”며 “지역소멸과 인구 감소 추세에 대응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을 혁신하려면 산학연정이 협력하고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벤처·스타트업의 사기를 북돋우는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조남준 싱가포르한인과학기술자협회장(난양공대 석좌교수)은 “퍼펙트 스톰 극복을 위해 한국에서 투자 문화의 선진화, 촘촘한 규제 타파, 대·중기 선순환 체계, 산학연정의 협력이 절실하다”며 “제가 버려지는 꽃가루로 플라스틱, 심지어 방탄유리를 만드는 기술도 개발했는데 벤처·스타트업은 역발상과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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