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비 출자금 2배 확대…조성 예정 자펀드 규모 3000억 수준으로 역대 '최대'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하 농금원)의 올해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 출자액이 지난해 대비 2배 정도 상승한 1700억원을 달성할 예정이다. 고금리 속 많은 기관출자자(LP)들이 벤처투자를 위한 펀드에 자금을 출자하는데 인색해진 가운데 농금원은 오히려 출자금액을 늘리며 스타트업을 위한 모험자본 형성에 가뭄 속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출자사업을 진행한 지 올해로 12년차를 맞은 농금원은 벤처투자 시장에서 주요 출자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5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농금원은 최근 올 하반기 2차 수시출자 사업에 나섰다. 그린바이오 분야에 120억원을 출자해 민간자금 80억원을 더해 20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결성한다는 내용이다. 출자 대상은 농림수산식품투자조합 결성 및 운용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른 '농림수산식품투자조합'으로 한정했다.


그린바이오 분야의 주목적 투자 대상은 ▲마이크로바이옴 ▲대체식품 ▲종자산업 ▲동물용 의약품 ▲기타 생명소재 등 그린바이오 5대 분야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해당 분야에 펀드 결성 총액의 60% 정도를 투자해야 한다. 농금원은 이달 말까지 제안서를 접수 받을 예정이다. 이후 내달 중 1개의 최종 위탁 운용사를 선정한다. 선정된 운용사는 필수적으로 연내 자펀드 결성을 완료해야 한다.


이번 출자사업으로 농금원의 올해 총 출자금액은 1765억원을 달성하게 됐다. 이는 지난해 출자한 금액 850억원에 2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농금원은 올해 초 정기 출자사업을 단행해 농식품계정과 수산계정에 총 1084억원을 출자했다. 농식품 분야에서 총 9개 조합, 수산계정에서 2개 조합을 선정해 1616억원 규모 자펀드 결성에 나섰다. 지난 5월에는 수시 출자사업을 단행해 ▲농식품벤처 ▲마이크로 ▲스마크농업 ▲그린바이오 등 4개 분야에 412억원을 출자했다. 7월에도 추가 수시출자사업으로 150억원을 출자해 300억원 규모의 자펀드 결성에 나섰다.


올해 농금원 출자사업으로 결성된 자펀드 규모는 현재까지 2206억원 정도다. 7월 추가 수시 출자사업에서 선정된 운용사인 나이스투자파트너스-농협은행은 농금원이 요구한 것보다 큰 규모인 500억원 수준의 자펀드를 결성하고 있다. 하반기 진행된 수시출자 사업의 자펀드 결성이 모두 완료되면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의 올해 자펀드 규모는 2900억원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농금원의 출자사업으로 결정된 자펀드 규모가 역대 최대인 1933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다시 이를 갱신하는 셈이다.


2010년 농수산분야의 활발한 투자유치를 돕기 위해 시작된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는 농금원의 지원으로 매년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까지 결성된 자펀드(청산 조합 포함)는 총 94개로 규모는 1조5470억원 정도다. 올해 진행된 출자사업을 합하면 총 자펀드 규모는 2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농금원은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 출자사업을 확대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한국농식품벤처투자협회' 설립을 주도하며 국내 농식품 벤처 투자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협회는 여러 벤처캐피털과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를 회원으로 모집해 ▲농식품 유망기업 인증제도 ▲농식품 분야 전문 투자인력 양성 ▲투자유치 지원 및 피투자기업 컨설팅 ▲농식품 투자정보 통계관리(DB·통계·백서) ▲민간 출자자 풀(Pool) 확대 등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협회의 초대 회장은 권준희 하이투자파트너스 대표가 맡고있다. 부회장에는 정성봉 농업정책보험금융원 투자운용 본부장, 인은식 패스파이더에이치 대표, 김민자 농협은행 단장이 선임됐다. 이사에는 정훈 BNK벤처투자 전무,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 최주열 현대기술투자 부사장, 김경찬 NVC파트너스 대표, 이형국 나우아이비캐피탈 상무, 김준민 메타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