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 ASIA 2022 컨퍼런스 메인세션 마련
플러그앤플레이·MS·핑크퐁CVC 패널
각 기업, OI 등 다양한 프로그램 투자
MS는 기술지원 등 스타트업 접근 높여
스마트스터디벤처스, 핑크퐁 경험 공유
플러그앤플레이, 세계 유니콘 배출 경험

한국의 대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움직임이 최근 3년 사이에 서서히 체계가 잡히는 가운데, 글로벌 움직임은 어땠을까. FLY ASIA에 마련된 컨퍼런스 중 글로벌 기업형 VC들의 투자방향에 대해 들어볼 기회가 마련됐다. 

23일 FLY ASIA가 개최 중인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마련된 컨퍼런스 메인세션 5에 배정된 이 주제는 미국계 액셀러레이터 ‘Plug & Play(플러그앤플레이)’의 필립 빈센트(Phillip Vincent) 파트너, 핑크퐁그룹의 CVC 스마트스터디벤처스 이현송 대표,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정우근 팀장이 자리해 함께했다. 

'FLY ASIA 2022' 개막 둘째 날인 23일, 컨퍼런스 메인세션 중 하나로 구성된 '글로벌 기업형 벤처캐피탈 현황 및 주요투자 방향' 패널 토의. 왼쪽부터 최민준 넥스트유니콘 디렉터, 플러그앤플레이 필립 빈센트 파트너, 마이크로소프트코리아 정우근 팀장, 스마트스터디벤처스 이현송 대표. 김지혜 기자
'FLY ASIA 2022' 개막 둘째 날인 23일, 컨퍼런스 메인세션 중 하나로 구성된 '글로벌 기업형 벤처캐피탈 현황 및 주요투자 방향' 패널 토의. 왼쪽부터 최민준 넥스트유니콘 디렉터, 플러그앤플레이 필립 빈센트 파트너, 마이크로소프트코리아 정우근 팀장, 스마트스터디벤처스 이현송 대표. 김지혜 기자

플러그앤플레이는 전 세계의 주요한 혁신 플랫폼을 만들고, 모든 곳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비전을 갖고 현재 45개가 넘는 오피스를 갖고 5만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액셀러레이션했다. 이들이 배출한 유니콘은 34개에 달하며, 매년 200개 이상의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플러그앤플레이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끊임없이 이어왔는데, 가진 자원을 활용하면서 파일럿 및 PoC 등 지원을 이어왔다. 

스마트스터디벤처스는 ‘아기상어’로 유명한 핑크퐁컴퍼니가 고속성장을 이뤄내면서 사업 다변화 혹은 다각화에 대한 고민과 함께 시작된 CVC(기업형 벤처 캐피탈)다. 이미 크게 성장한 키즈콘텐츠 타깃을 넘어 사업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던 만큼, 스타트업과 경험을 공유하고, 성장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적인 기업이지만, 스타트업 육성과 투자에 힘쓰는 행보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한국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런처’를 출범시키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라이선스 및 기술지원 등 자금 외에도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이 프로그램의 문턱을 낮춰 스타트업의 애로사항을 돕고, 생태계에 많이 이뤄지는 일반적인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외에도 기술지원이 함께한다는 점과 세계적 기업의 철학과 가치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스타트업의 관심을 흡수하고 있다. 

각계의 큰 영향력을 가진 기업이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육성하는 데 힘을 보태게 된 배경이 무엇일까. 각 글로벌 기업의 스타트업 육성·협업 파트를 맡은 패널들의 말에서 그 배경을 유추해볼 수 있다. 

이날 패널토의는 넥스트유니콘 최민준 디렉터가 모더레이터를 맡아 진행했다. 

최 디렉터는 “국내와는 다르게 북미와 유럽시장은 기업형 벤처캐피털, CVC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엄청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제는 없어선 안되는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기업 내에서 액셀러레이터 조직을 맡거나 CVC를 맡으시는 경우 있으신데, VC와 역할이 다른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플러그앤플레이 필립 빈센트 파트너. 김지혜 기자
플러그앤플레이 필립 빈센트 파트너. 김지혜 기자

플러그앤플레이 필립 빈센트 파트너는 “VC는 좀 더 전통적인 역할을 하고, 주로 캐피털 개인을 위한다”며 “파이낸셜 리턴에 중점을 두는 것은 같은 부분이지만, 현재로서는 큰 차이보다는 모기업이 있어 비전을 따라가야 하는 경우와 투자하는 산업 분야가 있다는 점이 차이”라고 설명했다. 

필립은 또 “VC가 개인을 중요시해 이득을 얻기 위해 투자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CVC는 투자한 스타트업에 계속 개입하고 참여해서 PoC할 수 있도록 돕게 하는데, 이는 모기업에도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스타트업 관점에서 보면 투자 단계에 따라 CVC보다는 VC가 접근이 쉬울 것”이라며 “CVC와 일하면 더 독점적으로 협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단계에 따라 어느 쪽과 접촉하는 게 편할지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 

이후 최 디렉터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CVC의 투자 성격이 아닌, 오픈이노베이션을 리드하는 가운데, 디지털 네이티브 팀의 운영방식에 대해 질문했다. 

정 팀장은 “저희는 CVC의 판단을 위한 스타트업을 최대한 많이 소개시켜드리고, 투자가 일어나거나 뭔가 한몸이 됐을 때 오픈이노베이션을 함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M12라는 얼리스테이지 투자 특화 CVC가 있고, 직접적이고 전략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코리아 정우근 팀장. (FLY ASIA 제공)
마이크로소프트코리아 정우근 팀장. (FLY ASIA 제공)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위메이드에 투자하는 등 직접 투자한 사례도 있는데, 정 팀장은 이에 대해 “CVC의 전략투자가 이뤄지기까지 굉장히 많은 과정이 있는데, 검증해야 할 것도 많고 서로 방향성이 맞아야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마트스터디벤처스 이현송 대표는 VC와 CVC가 다른 점에 대해 “일반적으로 FI(재무적 투자자)와 다를 바가 없는데, 저희의 다른점은 핑크퐁컴퍼니도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제가 VC시절일 때 질문하지 않으셨던 부분을 많이 물어보신다”며 “실무적으로, 창업자가 고민하는 것을 현장을 이해할 수 있어서 질문을 많이 받고, 저희는 가진 역량을 활용해 도움을 드리곤 한다”고 말했다. 

최 디렉터는 이어 “오픈이노베이션 및 투자를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협업에서 어려운 점이 있을 것 같다”며 경험을 물었다. 

이 대표는 “창업자 대표님들이 저희에 대해 아무래도 다른 VC보다 기대감이 있으신 게 사실”이라며 “특히 컨텐츠 섹터 스타트업의 경우 핑크폰컴퍼니의 투자를 받으면 도움받을 수 있는 분야에 대해 기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 투자하면서는 기대와 괴리되는 부분이 좀 애로점”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스터디벤처스 이현송 대표. (FLY ASIA 제공)
스마트스터디벤처스 이현송 대표. (FLY ASIA 제공)

최 디렉터는 필립 파트너에게 “오픈이노베이션이 사실 스타트업과 기업간의 리스크 분담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며 “성공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오픈이노베이션이란 과정에서 어떤 도전과제가 있었는지, 또 어떻게 해결했는지 알려달라”고 물었다. 

필립은 “초기에는 좀 실패했었는데, 회사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일단 10년, 20년 후 어떤 모습을 하게 되기를 원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할 것이고, 현재 직면한 도전과제가 어떤 것이 있는지 먼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하고 있는 일 중에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 그래서 그 갭을 메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 지 정리가 먼저 되어야 한다”며 “임원들이, 주주들이 모두 같은 생각과 의지를 갖고 있다면 시작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러그앤플레이는 일본 등 다른 아시아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진행 중으로, 한국시장에 대한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교육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이노베이션팀 외에 회계 분야까지 전체 팀원이 교육을 받았고, 그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그 회사 전체 내에 실행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사적인 교육이 필요하고, 그 차이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일본에서 겪은 어려움도 있는데, 실리콘밸리에서 하는 최신의 것을 적용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말하며 한국은 반대로 실리콘밸리의 좋은 사례를 적용하는 데 많이 노력한다는 점을 짚었다. 

왼쪽부터 최민준 넥스트유니콘 디렉터, 필립 빈센트, 정우근 팀장. (FLY ASIA 제공)
왼쪽부터 최민준 넥스트유니콘 디렉터, 필립 빈센트, 정우근 팀장. (FLY ASIA 제공)

한국의 스타트업의 강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표현이 이어졌다. 

필립은 “한 10~20년 전부터 한국정부가 공격적으로 한국의 스타트업을 실리콘벨리에 보내왔고, 플러그앤플레이는 그래서 어떤나라보다 한국 스타트업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며 “글로벌한 상식을 가진 마인드셋, 외국에서 테스트, 런칭하고 또 한국으로 돌아와 성공을 향해 가고, 다른 스타트업을 서포트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한국의 스타트업이 가진 기술력이라던지 독특함 같은 저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글로벌하게 유니콘만 지원하는 팀 등 이야기해보면 한국의 스타트업이 해외 어떤 스타트업보다 독특한 기술을 가진 곳들이 많다고 느끼며, 글로벌 진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금 안타까운 점은 대부분 창업하시는 분들이 로컬(국내)시장을 대상으로 먼저 시작하시는데 굳이 그럴 필요 없이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하고 비즈니스 시작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현송 대표는 “제 생각은 좀 다른데 한국이 테스트마켓이 작아서 그런지 글로벌 스케일업에 신경 많이 쓴다고 느끼고, 그걸 할 수 있는 역량을 떠나서 해외에 나가려는 강박이 있다고 느꼈다”면서 “한국이 해외와 비교했을 때 웬만한 인력들이 높은 수준을 가지고 하드 워킹을 하면서 일하는 나라라서 투자하기에 매력 있는 팀들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wisdom@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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