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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품업계, 투자 가뭄 속 구원투수 자처…‘미래 먹거리’ 스타트업 찾아나서
CJ인베스트먼트, 200억원 펀드 조성
출범 이후 첫 펀드…미디어콘텐츠 투자
롯데칠성·오뚜기 등도 스타트업 발굴
“신산업 없인 불황 못 넘어” 위기의식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0월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CEO미팅’에 참석, 그룹 경영진과 함께 2023~2025 중기전략 수립 방향성을 논의하고 있다. [CJ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고환율·고금리 기조로 인한 경기침체 속에서 투자 가뭄이 본격화된 가운데 식품 대기업들이 스타트업 투자의 구원 투수로 등장했다. 기업들은 적극적인 신산업 발굴로 불황 파고를 넘겠다는 전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CJ인베스트먼트가 7일 200억원가량의 펀드를 조성했다. CJ인베스트먼트가 공식 출범한 지 3개월 만이다. 펀드 이름은 ‘뉴미디어테크펀드’로 CJ가 4대 미래 성장 엔진(컬처·플랫폼·웰니스·서스테이너빌리티) 중 하나로 제시한 미디어콘텐츠 기술 분야 투자다.

뉴미디어테크펀드에는 CJ ENM이 약 100억원 투자했다. CJ ENM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9% 급감했음에도 출자를 감행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CJ ENM의 3분기 영업이익은 255억원으로 그중 40%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재현 CJ 회장이 지난해 ‘2023년 중기 비전’으로 제시한 시한이 임박하면서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달 CEO미팅에서 “2023~2025년은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 가느냐, 국내 시장에 안주해 쇠퇴의 길을 가느냐의 중차대한 갈림길”이고 언급할 만큼 미래성장 동력 발굴을 강조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시기에도 투자를 서둘러야 퀀텀 점프를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의 CVC인 롯데벤처스도 불황기에도 스타트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롯데벤처스는 해외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유망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12월 11일까지 ‘실리콘밸리 연수 프로그램’ 참여기업을 모집한다.

롯데칠성음료도 사내 벤처로 출발한 ‘워커스하이’를 첫 번째 독립법인으로 분사시키고 5억원을 투자했다. 워커스하이는 롯데벤처스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L-Camp)에 참여했으며 내년부터 마이크로스토어사업을 가동한다. 워커스하이에 이어 롯데칠성의 사내벤처 '와인하이커'도 지난달 분사했다. 스마트오더 기반 와인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았다. 롯데칠성은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이후 해당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5년내 재입사 기회를 제공한다.

오뚜기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스타트업 오픈 스테이지를 모집했다. 15일까지 식품산업에 적용 가능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부서별 1대 1 심층 비즈니스 밋업까지 마친 상태다. 금전적인 지원도 빼놓지 않았다. 최대 3000만원 사업 실증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실질적인 투자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들이 스타트업 투자에 서두르는 이유는 엔데믹 이후 180도 달라진 시장·경영 환경 때문이다.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지속가능한 먹거리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시장에서 수요 흐름이 바뀌었다. 여기에 환율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들이 기존 시장에 안주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 닥쳤다.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기간 내식 수요 급증으로 기업들이 수혜를 입었지만 지금은 글로벌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신성장동력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 의식이 자리잡은 분위기다”고 말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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