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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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신탁운용(이하 한투운용)이 배재규 대표 취임 이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ETF 브랜드 이름을 변경하고 조직을 신설하는 등 ‘자산운용 명가’ 재건에 한창이다. 한투운용은 입지를 다져 10년 내 300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국내 ETF 시장에서 당당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 배재규 대표 “5년 뒤 국내 ETF 시장 25% 목표”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한투운용은 순자산총액 기준 ETF 3조136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모든 자산운용사 ETF 순자산총액(79조3936억원) 가운데 한투운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3.8%다.

한투운용은 5년 안에 ETF 점유율을 25%까지 높일 계획이다. 지난 9월 배 대표는 ETF 리브랜딩 기자간담회에서 “ETF 시장에서 상위권 회사와 정면으로 대결하겠다”며 점유율 25%는 불가능한 도전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지난 9월 ETF 리브랜딩 기자간담회에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지난 9월 ETF 리브랜딩 기자간담회에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 부서 신설, 리브랜딩, 신규 ETF 상장…“눈에 띄는 행보”

배 대표의 포부에 걸맞게 최근 한투운용은 적극적인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6월 디지털ETF마케팅본부를 신설했고, 김찬영 상무가 본부장을 맡았다. 9월에는 서울 중구 명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ETF 이름을 ‘KINDEX’에서 ‘ACE’로 일괄 변경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지난달 13일 변경이 이뤄졌다.

ACE라는 이름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ACE는 일반적으로 프로 스포츠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나 가장 믿을만한 선수에게 선사하는 수식어”라면서도 “투자자에게 한 걸음 더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A Client Expert’, 투자자에게 더 빠르고 향상된 투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Accelerate Client Experience’의 의미를 함께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배 대표가 ETF 시장 공략에 한창인 이유는 향후 10년간 성장할 가능성이 뚜렷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현재 70조원대인 ETF 시장이 5년 후 200조원대, 10년 후 30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상무)은 ETF 리브랜딩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홍콩의 일일 주식 거래량은 국내 대비 10배 수준이지만, ETF 거래량은 한국이 홍콩보다 더 많다. 이처럼 ETF 비중이 크다는 점을 전 세계가 주목한다”며 “연금시장 성장도 고려하면 현재 70조원대에서 5년 후 200조원대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삼성자산운용도 ETF 20주년 간담회에서 “10년 후 300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경쟁을 예고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달 15일 반도체주와 가치주에 투자하는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브랜드 이름을 ACE로 바꾼 후 출시하는 첫 상품이다. ‘ACE 글로벌반도체TOP4Plus Solactive ETF’는 미국과 국내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며, ‘ACE 차세대가치주 액티브 ETF’는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대형‧중형‧소형주 모두를 포괄한 국내 가치주에 투자하는 ETF다.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ETF. 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ETF. 사진=한국투자신탁운용

◆ 철저히 ‘고객 중심’…“투자자 수요 적극 반영할 것”

9월 ETF 리브랜딩 기자간담회에서 배 대표는 ‘고객’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고객에게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자세가 바탕이 돼야 향후 ETF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배 대표는 “ETF 시장에서 고객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 상위권 업체와 정면으로 승부하겠다”며 “투자자 본인조차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는 투자 욕구를 발견하고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ETF 상품은 장‧단기투자를 모두 고려할 방침이다. 배 대표는 “장기투자 차원에서는 변동성이 큰 것보다는 구성 종목 등이 한 방향에만 치우치지 않고 적절하게 분산된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트렌드인 인버스(inverse) 상품 등 단기성 상품에만 집중하지 않고, 장기투자만 강요하지도 않을 것이다. 투자자의 선택 폭을 넓혀 포트폴리오 구성을 돕겠다”고 말했다.

마케팅을 담당하는 김찬영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도 고객의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시장이 워낙 긴박하게 변화하기 때문에 내년이나 내후년에 출시할 상품을 사전에 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면서 “다양한 비대면 채널을 통해 투자자들이 느끼는 애로사항과 요구사항 등을 반영한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양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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