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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10개 쏟아진 만기매칭형 채권펀드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1.16 18:01

수정 2022.11.16 18:32

금리상승 위험 덜하고 원리금 상환
이달 중 만기매칭형 ETF도 출시
이자 수익에 시세차익도 동시에
올해만 10개 쏟아진 만기매칭형 채권펀드
만기 매칭형 채권펀드가 자산운용업계의 새로운 수익처로 자리 잡고 있다. 채권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 운용사들이 단일 채권 투자 효과를 낼 수 있는 펀드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상장지수펀드(ETF)로도 만기 매칭형 채권상품 출시가 허용되면서 저변이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금리 상승 위험에 비교적 적게 노출되면서 원리금 상환을 통한 안정적 수익을 손에 쥘 수 있단 특성이 투자매력을 높이고 있다.

■ 만기매칭 ETF 이달 중 상장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설정된 채권 만기 매칭형 일반 공모펀드는 10개로 나타났다.

우리자산운용(2개), 교보악사자산운용,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 흥국자산운용, 다올자산운용, DB자산운용(2개) 등에 이어 지난달 신한자산운용이 합류했다.
15일 기준 이들 상품의 순자산은 약 5790억원이다.

오는 22일이면 만기매칭형 ETF도 시장에 나온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등 5개 운용사가 동시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8월 금융위원회가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및 시행세칙을 개정했다.

만기매칭형 ETF는 동일한 만기를 지닌 채권만 편입하고 투자신탁(펀드) 만기를 이와 맞춘다. 펀드를 매수하면 채권을 직접 만기까지 보유하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채권 매매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이유다. 종목을 지속적으로 편입·편출하는 일반 채권형 상품과 다른 대목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잔여만기가 5~7년인 채권을 편입·운용하는 채권형 ETF는 앞서 담았던 채권 잔여만기가 4년이 되는 경우 이를 편출하고 신규로 7년 만기 채권을 담게 된다. 반면 만기매칭형 ETF는 특정 시점(2025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골라 담고, 2025년이 오면 자동 상장폐지 된 후 최종 현금으로 청산한다.

■원금 상환소득에 시세차익도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 단일 채권 투자와 차별화 포인트다. 금리가 뛰어 가격이 하락해도 버틸 여력이 있고 만기까지 갖고 있으면 원리금 상환에 따른 소득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금리 하락시 시세차익을 누리면 된다.

유아란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주기적 리밸런싱을 실시하는 일반 채권형과 달리 만기에 상환하기 때문에 진입 시점에 따른 기대수익률 계산이 가능하다"며 "투명성, 편의성 등 ETF 장점을 유지하면서 채권으로 자산 배분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유용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미 매매가 활성화된 미국 증시에 상장된 만기 매칭 ETF는 국채나 투자등급 회사채를 주로 담고 있다. 국내 출시 예정인 상품들도 비슷하다. 가령 'HANARO 32-10 국고채액티브'는 국고채 100%로 구성해 크레딧 위험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유 매니저는 "국내 채권시장은 미국과 달리 다양성이나 유동성이 부족해 고금리, 장기 등 다채로운 상품 출시가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나온 공모펀드들이 대부분 편입 채권 만기를 1.5~2년으로 짧게 잡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만기매칭형은 잔여 만기가 적을수록 방어력이 높은 등 기간별로 낙폭이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그러면서도 “역시 채권을 편입하는 특성상 금리 상승 시 평가손실을 피할 수는 없다”며 “하이일드(투기등급)채를 편입했다면 부도 리스크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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