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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 후 빅테크 탄생…벤처투자 늘려 시장판도 바꾼 결과"

[서경 인베스트 포럼] -지성배 벤처캐피탈협회장 기조연설

위기때 결성한 펀드가 수익률 최고

자금 유입 위해 출자금 세액공제보다

출자자 양도 차익 비과세 반영 필수

모태펀드가 시장 실패 보완해줘야

지성배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8회 서경 인베스트포럼’에서 ‘글로벌 금리 상승 속 벤처 투자의 도전과 나아갈 길’에 대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권욱 기자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12년 유로존 채무 위기 때 결성된 펀드들의 평균 내부수익률(IRR)은 각각 10%, 20%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1999년 1차 닷컴버블 이후 구글과 아마존 등이 본격 성장해 빅테크 기업이 됐습니다. 이것이 경제가 어려울 때 벤처 투자를 더욱 늘려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성배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1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새 정부, 벤처 투자 정책의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열린 ‘제8회 서경 인베스트포럼’ 기조연설에서 “위기일 때 기업 밸류에이션(가치)을 적절히 판단하고, 옥석을 잘 가린다면 좋은 투자를 할 기회는 더 많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하고 벤처캐피털(VC)들은 투자를 결코 멈추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지 회장은 “벤처 투자 업계에 입문한 지 25년이 됐지만 지금의 경제 위기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며 “금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벤처 투자의 속성을 고려할 때 미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지 회장은 은행과 증권·보험 등 주요 금융회사들이 고금리 속에 가장 먼저 벤처펀드 출자 규모를 줄일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벤처 투자에 비해 안전한 투자처로 꼽히는 채권과 부동산 등에 금융권 투자가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시장 상황이 좋았던 지난해만 해도 금융회사들이 벤처펀드에 적극 출자했지만, 지금의 고금리 상황이 계속 유지되면 출자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근 벤처펀드 결성이 줄고 있는데 앞으로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 회장은 일단 위기 속에 중소벤처기업부가 최근 발표한 ‘역동적인 벤처 투자 생태계 조성안’이 벤처기업과 투자자들에 긍정적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평가했다. 중기부는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해 투자 인센티브 확대와 중간 회수 시장 활성화, 민간 벤처 모펀드 조성 등을 제시했다. 지 회장은 특히 민간 모펀드에 출자하는 법인에 최대 8%의 세액공제를 주기로 한 것에 주목했다. 최대 8%의 세액공제는 기존 세액공제 비율 5%에 투자 증가분의 3%를 추가한 것이다.



그는 “민간 벤처펀드 출자자에 혁신적인 세제 혜택을 줘야 대규모 자금이 벤처 투자 시장으로 들어온다”며 “법인 출자자 세액공제 혜택 확대는 정부가 이 같은 움직임의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벤처 펀드에 일반 법인이 투자할 때 양도 차익에 대한 비과세가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지성배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이 1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8회 서경 인베스트포럼’에서 ‘글로벌 금리 상승 속 벤처 투자의 도전과 나아갈 길’에 대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권욱 기자


지 회장은 “벤처펀드 출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의 핵심은 출자금에 대한 세액공제가 아니라 양도 차익에 대한 비과세”라며 “강력한 인센티브를 줘야 민간 자금이 시장에 원활하게 들어온다”고 단언했다. 그는 “벤처펀드 출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늘어 산업이 활성화할수록 좋은 스타트업들과 일자리가 늘고, 이에 따라 근로소득세와 법인세도 증가하기 때문에 국가 재정이 풍요로워진다”고 강조했다.

지 회장은 또 내년 정부의 모태펀드 예산이 올해보다 줄어든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내년 모태펀드 출자 예산으로 약 3135억 원을 편성했는데 이는 올해(5200억 원)보다 40%나 줄어든 것이다. 그는 “민간 중심의 벤처 투자 생태계로 전환해야 하는 데 공감하지만 스타트업 성장의 원천인 모태펀드 예산이 줄어드는 것은 미래에 적신호”라며 “적어도 현상 유지를 통해 모태펀드가 공공적 역할과 시장 실패를 보완하는 기능을 다해야 민간 중심의 벤처 투자 환경이 빠르게 구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 회장은 “그간 모태펀드의 수익률을 볼 때 정부 예산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수익을 만들어 되돌아왔다”면서 “모태펀드 예산과 지원이 결코 줄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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