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락장에 ‘증안펀드’ 꺼내든 금융당국…안정 효과 이면엔 부작용도

임종우 기자 입력 : 2022.09.29 07:23 ㅣ 수정 : 2022.09.29 07:23

금융위, 전일 장 마감 후 합동점검 회의 통해 결정
모태는 1990년 ‘증시안정기금’…이후 세 차례 출자
지난 7월 대만서 시행하기도…당시 가권 3%대 반등
투신사 세 곳이 ‘부실기업’ 전락하는 등의 부작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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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급락한 코스피와 급등한 원·달러 환율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국내 증시가 연일 급락세를 이어가자 금융당국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증권시장안정펀드(이하 증안펀드) 카드를 꺼내 들었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감독원과 함께 금융시장 합동점검 회의를 개최해 증안펀드 재가동 등 변동성 완화 조치 실행을 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증안펀드란 증시가 과도한 변동성을 보일 때 이를 완화하기 위해 국내 기금과 증권사, 은행, 보험 등이 공동 출자해 조성된 기금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1990년에 시행된 ‘증시안정기금’을 모태로 하며, 이후 증안펀드로 구조가 바뀐 뒤 △2003년 신용카드 대출 부실 사태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에 대응하기 위해 시행된 바 있다.

 

가장 최근 조성됐던 증안펀드는 2020년 3월의 ‘다함께코리아펀드’로, 당시 코로나19에 따른 급락장에 대응하기 위해 총 10조7600원 규모를 출자했었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조성될 증안펀드도 2020년 당시와 비슷한 규모로 조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안펀드를 가동한다면 집행 기간에 증시가 반등 혹은 저점을 형성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해외사례를 살펴보면 비교적 최근인 지난 7월 13일 대만은 총 5000억대만달러(약 21조8200억원) 규모의 증시안정기금을 조성한 바 있다. 해당 소식에 영향을 받아 당일 대만 가권지수는 장중 3%대의 반등을 보였다.

 

국내에서도 2003년과 2008년 각각 4000억원과 5015억원의 펀드를 조성한 이후 증시가 반등세를 보인 바 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증안펀드 집행 기간에 실제로 증시는 반등 혹은 저점을 형성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며 “2003년과 2008년 당시 각각 펀드 집행 기간 평균 거래대금의 약 20%와 8%에 해당하는 펀드 조성금으로도 큰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안펀드의 본질적인 목적이 증시 안정화인 만큼, 펀드 집행 이후 증시가 반드시 반등하는 것은 아니다. 또 주가 부양 목적이 아니므로, 수조원의 대규모 펀드가 조성되더라도 해당 금액이 전부 활용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증안펀드의 조성 규모는 아무리 크더라도 10조원 안팎일 것인데, 이 금액이 국내 전체 시가총액 규모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어떤 종목에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일부러 주가 부양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증시를 연착륙시키려는 목적이 더 강할 것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는 증안펀드 집행이 참여 기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시되고 있다. 증안펀드 자금 투입 이후 증시가 도리어 하락한다면, 해당 기금에 출자한 기관들이 그 손실분을 그대로 끌어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0년 당시 800선이었던 코스피가 증시안정기금 조성 이후인 1992년 오히려 500선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당시 정부 요구에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투자신탁사 세 곳은 자본금이 전액 잠식돼 부실기업으로 전락했으며, 증권사들도 막대한 손실을 떠안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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