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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CVC 진단] 투자·ESG를 한번에…대기업 CVC에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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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9-26 16:35:02   폰트크기 변경      
재무적 이익과 전략적 이익 추구


[e대한경제=이종호 기자] 금산분리로 막혀있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설립 규제가 완화되면서 대기업에 이어 중견기업과 스타트업까지 CVC설립을 이어가고 있다. 대기업들이 그동안 대규모 M&A(인수합병)로 미래 먹거리를 찾았다면 이제는 CVC를 통한 선제적 투자에 집중하는 모양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들어 8개월간 총 17곳의 CVC가 신규 등록했다. 지난달에는 대기업뿐 아니라 모바일 게임업체 모비릭스와 제주맥주 등이 CVC를 설립해 스타트업 발굴에 뛰어들었다.

대기업 중 CVC 포문을 연 회사는 동원으로 올해 2월 동원기술투자를 설립했다. 같은 해 4월 현대코퍼레이션이 프롤로그벤처스를 설립했으며 효성은 지난 7월 효성벤처스를 설립해 주요 계열사 출자가 예상된다. CJ 그룹도 8월 CJ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5년간 40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GS그룹이 설립한 벤처투자 전문회사인 GS벤처스는 올해 초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6월에 신기술사업금융업을 등록한 위 7월에 1호 펀드 조성에 이어 한 달여 만에 모두 5개에 이르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이처럼 많은 기업이 CVC를 설립하는 이유는 재무적 이익과 전략적 이익을 모두 얻을 수 있어서다. 특히 최근 기업에 강조되고 있는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과도 궤를 같이한다.

그동안 VC(벤처캐피털) 운용사들은 대체로 한국벤처투자, 한국성장금융 등 정부 정책자금과 연기금,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출자 받아 수익률을 우선시하고 정책적 목적에 따라 투자 범위 등이 제한됐다. 하지만 CVC는 그룹의 각 계열사가 일정 규모씩 출자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투자 대상 선정이나 단기 수익률 부담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CVC 시장이 활성화된 미국과 일본에서 보이는 공통점은 재무적 수익보다는 미래 사업을 위한 자사의 역량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전략적 투자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래먹거리 찾기를 위한 기업들의 참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맹주희 자본시장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 규제는 해외의 사례와 비교했을 때 아직 다소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금산분리 원칙에 대한 일부 예외를 인정한 것으로 국내에서 CVC의 투자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와 비교해 여전한 규제 장벽은 풀어야 할 숙제다. CVC 투자가 활발한 국가는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 허용뿐 아니라 설립방식과 펀드 조성에 특별한 규제가 없어 기업이 자율적으로 구조를 선택할 수 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CVC를)지주회사의 완전자회사 형태로 설립하게 한 점, 부채비율 200%로 제한, 펀드 조성 시 외부자금을 40%로 제한 둥운 정책의 실효성을 저하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CVC 설립의 자율성 확대, 부채비율 상향, 펀드의 외부자금 비중 확대 등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해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기자 2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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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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