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배정 방식 보통주 약 500억 원 인수 추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최근 쌍용차 새 주인으로 이름을 올린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이하 캑터스PE)가 인공지능 전문 투자자문사 신한AI의 주주가 된다.

시장에선 물류와 중공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캑터스PE가 금융 분야까지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2024년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신한AI는 첫 외부 투자자를 맞이함에 따라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캑터스PE는 신한AI에 대한 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논의 중이다. 현재로선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보통주를 획득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신한AI의 시장가치는 1천500억 원 안팎이다. 캑터스PE의 투자가 단행되면 2천억 원에 육박하는 가치를 갖게 된다. 캑터스PE는 지분율 25%에 육박하는 대주주에 이름을 올리는 셈이다.

신한AI는 신한금융지주[055550]가 국내 금융지주사 중 처음으로 설립한 AI 기반의 투자자문사다.

지난해 매출은 121억600만 원으로 총 매출의 100%를 신한은행 등 그룹 자회사로부터 취득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 등 자산 배분 전반에 대한 서비스를 외부에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매출 다변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 상태다.

신한AI는 향후 3년 뒤를 목표로 IPO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상장에 성공하면 신한금융지주는 제주은행에 이어 두 번째 상장 자회사를 거느리게 된다.

신한AI가 외부 투자자를 영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캑터스PE의 투자는 상장을 준비하는 신한AI에 적잖은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미래 투자가치를 중요시하는 사모펀드로부터 투자 유치는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사모펀드 업계에선 캑터스PE의 공격적인 행보가 금융 분야에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캑터스PE는 삼성생명[032830]과 IMM인베스트먼트를 거쳐 스틱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을 지낸 정한설 대표가 2018년 7월 설립했다. 정 대표는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 석사를 취득한 뒤 삼성생명 해외투자본부에서 일하며 투자업계 발을 디뎠다.

신생 사모펀드에 속하는 캑터스PE의 AUM 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8천억 원을 웃돈다. 물류와 가공, 유통은 물론 제철과 자동차 등 중공업 분야까지 단시간 내 다방면으로 투자를 확장하며 업계에 회자했다. 동부제철에 이어 쌍용차 인수단에 이름을 올릴 게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금융 분야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잠재 인수 군으로 자주 거론된다.

실제로 지지부진했던 KDB생명 매각의 잠재 인수자로도 부상했던 캑터스PE는 지난해 한국자산평가를 인수, 한라그룹에 매각하며 주목받았다. 신한AI 투자는 캑터스PE가 금융회사를 상대로 단행하는 두 번째 투자인 셈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한국자산평가 사례처럼 신한AI는 투자 이상의 가치에 베팅한 것 같다. 상장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훗날 경영권을 매각하면 될 일"이라며 "캑터스PE에는 내로라하는 제도권 금융지주와의 첫 거래다. 상장을 위해 시장에서의 가치 평가가 필요한 신한AI와 캑터스PE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딜"이라고 평가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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