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9일(금)
에너지경제 포토

성우창

suc@ekn.kr

성우창기자 기사모음




반도체株 어렵다는데...한화운용, 'D램 ETF' 내는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9.21 17:44

D램價 '우하향'...삼전·하이닉스 '먹구름'

전문가 "내년 관련주 반등 예상"

데이터센터·자율주행 성장 덕

2022092101000824400036661

▲삼성전기 반도체 패키지기판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한화자산운용이 메모리 반도체 D램 관련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새로 출시했다. 올해 반도체 관련주가 공급과잉 및 재고 증가로 부진하지만, 데이터센터·자율주행 등 D램을 필요로 하는 첨단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오는 22일부터 글로벌 D램 산업에 투자하는 ‘ARIRANG 글로벌D램반도체iSelect ETF’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국내 및 해외 상장 기업 중 글로벌 D램 산업 전체 시장의 94.1%를 차지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을 중심으로, 장비·소재·부품 생산 관련주를 주 투자 대상으로 한다. D램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글로벌 ETF를 상장하는 것은 한화자산운용이 처음이다.


◇ 공급과잉·재고증가로 D램 가격 하락세...관련주 부진


특히 반도체 업황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이번 상품 출시를 결정해 눈길이 쏠린다. 이날 KRX 반도체 지수는 2596.88로 마감해 연중 최저치를 기록, 최고치(4106.93)였던 지난 1월 3일 대비 36.76%가량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 국면에 접어들며 컴퓨터, 스마트TV 등 가전제품 수요가 점차 줄고, 이에 공급과잉과 재고 증가에 따라 업황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가 주로 취급하는 D램의 고정 거래가격도 1분기 3.41달러, 2분기 3.37달러로 꾸준히 내려가고 있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역시 소비자용 D램 가격이 2분기 대비 13∼1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4분기에는 2.5달러선까지 떨어질 수 있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한화자산운용의 D램 ETF에 편입될 종목들의 주가도 암울하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초 이후 29.64%, 시총 3위인 SK하이닉스는 31.52% 하락했다. 남은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3조28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6% 감소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조7098억원으로 동기간 약 35% 하락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글로벌 IT 완제품 소비력 둔화세가 보다 심화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메모리 재고조정 사이클 진입이 불가피하다"며 "메모리반도체 매출 감소폭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clip20220921172349

▲2021년 9월 23일~2022년 9월 21일 KRX 반도체 지수 추이. 한국거래소


◇ 내년부터 D램 수요 회복 예상...‘데이터센터·자율주행’ 성장


하지만 한화자산운용은 D램 수요가 내년부터 다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현재가 투자자에게 적합한 반도체 관련주 매수 시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많은 메모리 자원을 요구하는 첨단 산업이 여전히 성장하고 있어 수요 증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현재 D램의 수요를 이끌 것은 데이터센터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데이터 수집 등을 수행하는 데이터센터와 서버 개수가 지속해서 늘고 있어, 여기에 필요한 D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한 데이터센터에 요구되는 D램은 약 2000만기가바이트(GB)로, 8GB D램 기준 약 250만개가 들어간다. 다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 세계에 700곳가량이 있는데, 5년 전보다 2배 증가한 수치다. 또 시간이 흐른 후에는 대중화된 자율주행기술이 D램 수요 증가를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업황이 다시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면 D램 제조업체들의 영업이익률 및 주가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에도 D램 공급부족 발생 시 가격이 급등해 D램 제조업체 들의 영업이익률과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 2017년 슈퍼사이클 시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2016년 대비 각각 83%, 319% 증가했으며, 주가 상승률도 각각 41%, 67% 오른 바 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D램 가격은 연말까지 계속 좋지 않겠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내년도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주가가 대개 6개월 정도 선행되는 경향을 감안할 때, 올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 초쯤에는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반등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이번 상품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도 한화자산운용의 전망에 부합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백 연구원은 "올 4분기를 재고 피크아웃 시점으로 추정한다"며 "일반적으로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시점보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사의 주가 상승이 선행해왔으며, 재고자산이 절정에 도달하는 시점이 주가 반등의 초입 구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주가 반등의 시작은 올 4분기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suc@ekn.kr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