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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한인텔’하던 청년…거래액 1000억 숙박 앱 ‘온다’ 재창업해 대박

  • 박수호 기자
  • 입력 : 2022.09.17 14:32:43
다국적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는 스타트업 `온다` 사무실(온다 제공)

다국적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는 스타트업 `온다` 사무실(온다 제공)

온다` 창업자 오현석 대표 (온다 제공)

온다` 창업자 오현석 대표 (온다 제공)

지난해 숙박 분야에서만 거래액 1000억원,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이미 1000억원을 넘긴 스타트업이 있다. 올해 8월 기준 50만개 이상의 객실을 국내외 42개 이상의 채널과 거래하고 있는 스타트업 ‘온다’ 얘기다. 국내 온라인 객실 거래 데이터의 약 70%가 이 회사를 통한다.

창업자는 오현석 대표.

이전 이력이 흥미롭다. 미국 유학파인 그는 청년 시절 이미 미국서 게스트하우스 예약 서비스 ‘한인텔’을 설립, 매각까지 한 경험이 있다. 당시 오 대표는 미국 뉴욕 거주 시절 ‘미니홈피’로만 한인 민박을 예약하는 불편함 때문에 숙박업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2008년 ‘한인텔’이라는 한인 민박 예약 시스템을 처음으로 만들었던 이유다. 미국 LA 한인 게스트하우스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예약을 받고 관리하는 부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대다수 숙박업소가 좀 더 쉽게 숙소를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2016년 ‘숙박 산업의 바른 내일을 제시합니다’라는 모토를 가지고 ‘온다’라는 스타트업을 재창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호스피탈리티 테크·데이터 기업이라고 소개하는데 말이 좀 어렵다.

A. 중소 숙박 업체는 자체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받거나 OTA(온라인 여행사)에서 고객 유치를 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IT 기술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중소사업자가 많다. 특히 플랫폼이 뭔지 모르는 노령의 사업자도 있고, 반대로 OTA 등 다양한 판매 채널 입장에서도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숙박업소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여느 산업과 마찬가지로 숙박업은 손님이 생명이다. 멋진 숙소를 만들어도 손님이 오지 않으면 망한다. 온·오프라인 연계(O2O) 시장이 커졌지만, 여전히 구멍은 있다. 온다는 이런 양측의 간극을 좁힐 수 있다고 보고 사업모델을 만들었다.

Q.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멍을 메우는 건가.

A. 온다는 크게 3가지 사업 분야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사업 구조다. 객실의 온라인 판매를 극대화하는 ‘통합 판매운영 시스템(GDS)’, 판매부터 객실 관리까지 아우르는 국내 유일의 숙박업 관리 솔루션 ‘온라인 부킹 솔루션(OBS, PMS)’, 전문 인력을 통한 체계적인 운영을 돕는 ‘호텔매니지먼트(HM)’ 사업이 그것이다. 온다는 국내 최초 에어비앤비 우수 파트너(Preferred Partners) 2년 연속 선정, 구글 호텔 국내 첫 파트너 선정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탄탄한 제휴 관계를 구축해오고 있다. ‘K-유니콘 프로젝트’의 ‘아기유니콘 200 육성사업’에도 선정됐다. 지난해 10월에는 95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B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으며 KB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지앤텍벤처투자, 나우아이비캐피탈,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이 참여해 누적금액 총 195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Q. 국내 숙박업체만 다루는 게 아니던데.

A. 그렇다. 시작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했다. 초기에 태국,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홍콩, 대만 등 6시간 비행거리 내에 있는 곳을 타깃 시장으로 삼았다. 특히 대만 시장은 범중국계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중국 IT 기업도 진출이 더딘 곳이라 동남아 지역 진출에 교두보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온다가 개발한 호텔이 쓸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동남아 지역 사업자에게 보여주면 호응도가 컸는데, 이를 보며 동남아 지역도 효율적인 운영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올해 4월 온다는 태국과 대만의 여러 호텔, 로컬(현지 지역) 체인들과 온라인 부킹 솔루션(OBS), 숙박 관리 시스템(PMS), 한국 최대 규모의 부킹엔진(BE)의 현지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Q. 해외 사업도 활발하게 전개하니까 직원들도 다국적으로 구성할 수밖에 없을 듯싶다.

A. 온다 구성원은 약 90여명인데 이 중 외국인은 7명이다. 외국인 직원 중 본사에는 개발, 마케팅 부서에, 해외 지사에는 현지 인력을 통해 호텔, 대형 리조트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지사 근무 인력은 글로벌 호텔, 컨설팅 출신으로 현지에 풍부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우수한 인재들이라 아주 믿음직하다.

Q. 다국적 회사인데 HR 전략이나 원칙은 동일한가.

A. 일단 한국 본사의 경우 다른 온다인과 당연히 같은 HR 기준을 적용한다. 다만 해외 법인의 경우 지역마다 법이 다르기 때문에 현지법 준수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Q. 다국적 직원이 많아서 좋은 점, 아쉬운 점이 있다면.

A. 일단 다국적 직원이 많아서 아쉬운 점은 전혀 없다. 업무상 의사소통은 해외 법인 근무자들은 영어로, 본사 직원들은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진출 시에 여러 문서를 만들 때 한국인이 작성한 글과 자료를 현지인의 눈으로 검토받을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또 다른 장점은 어차피 우리는 글로벌 사업을 해야 하는데 회사 일상생활에서 이미 다국적 직원들과 자주 접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미 글로벌한 회사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이는 해외 사업을 할 때 마음의 벽을 넘을 수 있는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저희는 B2B 기업이기에 해외 비즈니스가 결국 현지의 핵심 인맥 확보가 중요하다. 현지 사정에 밝은 우수 인재를 채용함으로써 현지의 핵심 호텔, 리조트와의 첫 관계를 원활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Q 앞으로 회사를 어떻게 성장시킬 건가.

A. 국가별 언어 지원, 세금 처리 시스템 연동 등 현지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내세워 중국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유럽과 북미 지역의 글로벌 호텔 체인 공략에도 나설 예정이다.

[박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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