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분기별 최대 감소율을 보이고 있는 벤처 자금과 대조
투자자들, “수익성은 물론 지구온난화 방지에도 관심”
기업과 정부의 기후목표 크게 증가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 감축법안으로 더 탄력 받을 듯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탄소를 감축하고 저장하는 등의 기술을 가진 기후기술 스타트업들이 기록적인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신은 다른 산업 분야 업체들이 벤처 투자가들의 자금을 활용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과는 전혀 달리 이 분야에서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과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공약에 힘입어 올해 2분기 기후와 탄소 중심의 스타트업에 사상 최대인 14억 달러가 쏟아졌다.

기후변화는 인류가 해결해야 할 지상과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분기 중 탄소를 감축하고 저장하는 등의 기술을 가진 기후기술 스타트업들이 기록적인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기술시장 조사기관인 CB 인사이트(CB Insights)에 따르면 이는 거의 10년 만에 분기별 최대 감소율을 보이고 있는 벤처 자금의 광범위한 시장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테크스타즈 파리 액셀러레이터(Techstars Paris Accelerator)의 라파엘레 레이엔데커(Raphaele Leyendecker) 대표는 "벤처 캐피털 투자자들은 더 이상 최고의 투자수익률(ROI)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탄소와 기후 투자가 최고라는 것이다.

투자자들, “수익성은 물론 지구온난화 방지에도 관심”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수익성과 긍정적인 영향의 혼합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지구가 실제로 더 오래 살 수 있도록 돕는 게임 체인저 기술로 전환되고 있다”고 전했다.

2022년 상반기 기후기술 스타트업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47% 급증했다. 그 급증 속에는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로워카본캐피털(Lowercarbon Capital), 테크스타스(Techstars) 등이 자리하고 있다.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의 기후 기술 프레임워크(climate-tech framework)의 기후 및 탄소 기업 범주에는 대기에서 탄소를 추출하는 기술을 가진 클라임워크스 AG(Climeworks AG)와 고배출 기업들이 탄소 발자국을 낮추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 스위프(Sweep)와 같은 스타트업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스타트업의 탄력의 원동력은 기후변화 완화를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투자 트렌드의 일부이다.

주목할 만한 노력으로는 전 세계의 청정 기술 개발에 투자하기 위해 고배출 산업의 기업을 모집하는 퍼스트 무버스 연합(FMC: First Movers Coalition)이라는 단체가 있다.

미국은 국제사회의 기후 대응과 녹색기술을 선도하는 이 FMC를 주도하고 있는데, 일본과 싱가포르가 참여하고 있다.

인플레 감축법' 서명하는 바이든 美 대통령 (워싱턴DC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을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을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바이든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으로 더욱 탄력 받을 듯

FMC는 철강·시멘트·화학·알루미늄·해운·항공·화물운송·탄소처리 등 8개 분야의 녹색 기술 수요를 늘리려 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의 참여를 요청 중이다.

빌 게이츠와 같은 비즈니스 리더들도 탄소 제거 프로젝트에 재정적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기후에 직접적으로 초점을 맞추지 않는 투자자들은 또한 관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예를 들어, 별도의 지속 가능한 계획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네거티브 배출기술(negative emissions)이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다.

기업의 기후 목표는 증가하고 있다. 또한 여기에 목표를 두고 있는 정부 정책의 변화는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을 더욱 불러일으키고 잇다.

BNEF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탄소 포획 프로젝트에 약 1000억 달러를 세금 공제로 제공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nflation Reduction Act)’에 서명했다.

미국이 자국 내 친환경 에너지 공급망을 탄탄하게 하기 위해 약 480조원을 쏟아붓겠다는 내용 등을 담은 법안이다. 이 법안은 8월 7일 상원을 통과했다.

이번 법안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더 나은 재건’, 이른바 BBB 법안을 축소 수정한 법안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18개월 동안 이 법안의 통과를 위해서 정치권을 설득해왔던 만큼 이번 법안 통과는 2022년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중대한 정치적 승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에서는 ‘유럽기후법’과 같은 국경을 초월한 이니셔티브를 제기했다.

레이엔데커는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을수록 적절한 기업을 찾고 그들의 야망을 추진하는 것이 더 쉬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이 중요한 결과를 낳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탄소 포획 및 저장 프로젝트는 높은 비용과 스케일업 과제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고 비평가들은 화석연료 산업이 탄소 포획 기술을 지원함으로써 석유와 가스를 계속 퍼 올릴 구실이 생겼다고 말한다. 즉, 배출량 감소라는 어려운 일에서 자원을 빼돌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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