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원자력발전 폐기물 산업화한 에이젠코어 투자유치

尹 에너지 전환 정책에 발맞춰, VC 시동
포기투·인라이트벤처스, 에이젠코어 투자
국내 유일 삼중수소 취급 기술로 '러브콜'
해외기업 독점했던 자발광체 시장서 두각
  • 등록 2022-08-02 오후 7:04:10

    수정 2022-08-02 오후 9:41:19

[이데일리 김예린 기자] 국내 최초로 원자력발전 폐기물을 재활용해 사업화하는데 성공한 에이젠코어가 포스코기술투자와 인라이트벤처스로부터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원자력 에너지 자체에 대한 시각이 달라진 분위기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이젠코어의 삼중소소 제품들. 사진=에이젠코어 누리집 갈무리
◇국내 최초로 핵폐기물 산업화

2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일의 삼중수소 취급 기술기업 에이젠코어가 포스코기술투자와 인라이트벤처스로부터 22억원 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금을 연구개발(R&D)과 신규 공장 건설 등 설비투자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젠코어는 삼중수소 자발광체 제품을 제조하는 스타트업이다. 삼중수소는 희소성을 가진 고부가가치 소재로 원자력발전소 운영을 통해 발생하는 부산물이다. 삼중수소가 방출하는 베타선(방사선의 일종)이 형광물질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자발광체를 만드는 데 쓰인다. 특히 빛의 세기가 기존 야광품보다 훨씬 밝기 때문에 시계 초침, 비상구 사인, 비행기 활주로, 야간 나침판·지도, 안전표시등 등 제조에 활용되고 있다.

삼중수소는 그간 국내에서는 까다로운 취급성 등의 이유로 폐기물로만 저장되고 활용되지 못했다. 스위스와 캐나다의 기업들이 글로벌 자발광체 시장을 독점해온 이유다. 가격도 1g당 약 3400만원 수준으로 고가다 보니, 국내에서 사용하는 민간 및 국방분야 삼중수소 관련 제품들은 전량 해외로부터 고비용으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VC들은 에이젠코어가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삼중수소를 취급 판매 가능한 설비 구축 및 방사선안전관리 등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방사성 동위원소 판매허가를 받은 국내 유일한 민간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국내 최초로 삼중수소를 활용해 제품화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에이젠코어 로고. 사진=에이젠코어 누리집 갈무리
한수원이 출자한 펀드 운용사도 참여

이번 투자에 포스코기술투자가 참여한 사실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산업계 활성화를 위해 출자한 펀드의 유일한 운용사(GP)란 점에서다. 포기투는 지난 2019년 말 한수원이 출자하는 ‘에너지혁신성장펀드’ 운용사로 선정돼, 이듬해 해당 펀드를 결성하며 원전 관련 기업에 투자해왔다.

다만 탈원전이 핵심 정책 중 하나였던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는 원전 해체 기술기업 등 일부 분야만 들여다보며 투자할 기업을 찾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의견이 많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기조 자체가 원자력 해체보다는 수명 연장 쪽으로 기울었기 때문에, 원전 해체 보다는 소형모듈원자로(SMR)부터 삼중수소, 원전 전용 광케이블, 원전 전용 기술 해외 수출 기업, 정부 기조와 관계 없이 필요한 핵 폐기 기술 보유 기업 등 보다 광범위한 분야에서 기업 투자를 검토 중이라는 것.

포기투와 인라이트벤처스가 이번에 삼중수소 기업에 투자한 것도 윤석열 정부의 원자력에너지 친화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전 정부에서는 원전에너지에 대한 시각이나 분위기가 좋지 않았고 해당 밸류체인도 많이 무너졌기 때문에 투자할 만한 곳들이 없고 수익성 전망도 하기 쉽지 않았다”면서도 “최근에는 정권이 바뀌면서 원전 관련해 방사선뿐 아니라 에너지 자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VC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에이젠코어가 국방 제품 국산화에 기여한다는 점 역시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이끌어내는데 한몫했다. 에이젠코어의 삼중수소 제품은 산업뿐 아니라 자주포와 박격포 같은 화력 무기체계의 야간조준경 등 국방분야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제품 국산화를 통해 해외로부터 값비싸게 재료를 수입해야 했던 국내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해줄 수 있다는 VC업계 기대감이 감지된다.

사안에 정통한 VC업계 한 관계자도 “폐기물을 재활용해 사업화한 최초 사례로, 해당 제품에 대해 인허가 받은 곳은 에이젠코어가 처음”이라며 “그간 원자력 관련해서는 원자력 발전 및 발전소 건설·운용 등과 방사선 치료 등 의학분야로만 사업화가 이뤄져, 투자할 기업들도 이런 영역 뿐이었는데 그 한계를 깼다”고 짚었다. 이어 “원전건설과 운영 쪽에서만 해외수출 실적이 발생했는데, 에이젠코어의 경우 원자력 폐기물 제품화는 물론 수출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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