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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북 `1200억 펀드`로 스타트업 디딤돌 놓는다

우성덕 기자
입력 : 
2022-07-28 21: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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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최대 벤처펀드 조성해
도내 2330여 곳에 맞춤형 지원

새싹기업 초기자금 걱정 덜고
AI·메타버스 등 유망기업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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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포항 포스텍 체인지업 그라운드 센터에서 열린 경북형 지역뉴딜 벤처펀드 협약식 에서 이철우 경북지사(왼쪽 셋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경북도]
경북 포항 포스텍에 본사를 둔 에이엔폴리는 바이오 신소재를 개발하는 유망 스타트업(새싹기업)이다. 2017년 포스텍 실험실에서 창업해 왕겨를 이용한 '나노셀룰로오스'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나노셀룰로오스는 지금까지 목재 등 폐자원을 활용해 플라스틱 폐기물과 합성 유해물질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로 개발됐지만 이 회사는 왕겨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더 친환경적이란 평가다.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지난 6월 이 회사는 대체육 제품을 선보이면서 아시아 푸드테크 스타트업 콘퍼런스인 '퓨처 푸드 아시아(FFA)'에서 최종 우승까지 했다. 한국 기업 중 FFA에서 최종 우승한 건 에이엔폴리가 처음이다. 이 회사는 창업 5년 만에 150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2명으로 출발한 직원도 현재는 23명으로 늘었다.

이처럼 에이엔폴리가 성장한 데는 경북도의 든든한 창업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노상철 에이엔폴리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경북도의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을 통해 펀드 지원과 국외 진출 프로그램, 투자 매칭 등 도움을 받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며 "이제 미국이나 유럽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도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1200억원이 넘는 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들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스타트업 수준에 맞는 맞춤형 창업 지원을 통해 단계별 육성 전략을 마련하고 이에 따른 도움을 주며 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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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은 지역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최대 규모인 1256억원의 벤처 펀드를 조성해 놨다. 스타트업의 초기 도약을 위한 펀드로는 경북창조경제혁신펀드 120억원과 케이앤지방상생일자리투자조합 161억원, 경북형 지역뉴딜 벤처펀드 295억원이 마련돼 있다. 특히 경북형 지역뉴딜 벤처펀드는 경북도와 기업, 금융사 등이 합심해 스타트업 육성과 성장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로 손꼽힌다. 이 펀드는 경북도 50억원, 포스코홀딩스 50억원, NH농협은행 30억원, DGB대구은행 15억원, 포스텍 기술지주 30억원 등 175억원과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에 선정돼 결성한 모태 펀드 120억원을 합쳐 마련했다. 또 경북도는 경북행복기업혁신펀드(기술혁신 전문펀드)도 680억원을 확보해 창업 초기 자금 부족 등으로 성장 정체기에 들어선 스타트업들이 '데스밸리'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경북도는 이를 활용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메타버스 등을 기반으로 한 기술 혁신형 스타트업을 집중 발굴해 투자할 계획이다.

경북도가 펀드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지역에 스타트업이 몰려들고 있어서다.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스타트업 기업(7년 미만 기준)은 2330개로 비수도권 중에서는 가장 많다. 대표적인 창업 공간이 지난해 7월 830억원을 투입해 설립한 포스텍 체인지업 그라운드 센터다. 이곳은 개관한 후 1년 만에 성과를 내면서 현재 유망 스타트업 87개가 입주해 있다. 입주기업 총 기업 가치도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근무 인력도 800여 명에 달해 지역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얻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역의 청년 창업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 혁신과 함께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 개발과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벤처 펀드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안동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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